사진= 유투브 영상 캡쳐
지난달 31일 가해 차량을 운전한 푸조 승용차의 김 씨는 대천공원에서 마포방향으로 달리며 제한 속도인 60km 이상으로 운전을 했다. 김 씨는 최소 100~120km 속력으로 질주했고 브레이크도 밟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경찰 조사 결과, 사고를 낸 당시의 김 씨는 운전하기에 정상적인 신체 상황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지난해 9월 울산의 모 병원에서 뇌 질환의 일종인 뇌전증(간질)을 진단 받았다. 같은 해 11월부터 매일 5알씩 2차례 약을 먹었지만 사고 당일에는 약을 먹지 않았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시 전혀 기억이 나지 않고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이었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뇌전증 증세는 하루라도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순간적으로 발작하거나 의식을 잃을 수 있는 질환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음에도 김 씨는 엑센트 승용차의 뒤 범퍼를 들이받았던 사실 조차 기억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밖에 김 씨의 혈액·소변 검사 결과 음주와 마약 혐의는 없었으며 단순음주 운전 2건 이외에 김 씨에게 별다른 사고 경력은 없었다.
하지만 2013년부터 2014년까지 3차례의 자체 피해사고를 봤을 때 김 씨의 뇌 질환이 몇 년 지속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사고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보험회사에만 등록됐지만 운행 중이던 차량이 보행로를 타고 올라가는 등 비정상적인 사고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사고가 뇌전증에 의한 것으로 결론이 날 경우 운전면허 취득에 관리가 허술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질 전망이다. 또한, 이같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운전면허를 정지시키는 등의 처벌대책은 물론 질병상의 관리제도와 운전자 실태 조사 등 전반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후 5시 16분께 부산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문화회관 사거리에서 김 씨가 몰던 푸조 차량이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로 질주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들을 친 뒤 차량을 들이받으며 7중 추돌사고를 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