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병원을 찾은 40대 초반의 K씨는 섹스중 두통을 호소했다. 평상시에는 전혀 두통을 느끼지 못하는데 유독 사정을 할라치면 갑자기 두통이 시작되어 겁이 나서 중도에 부부생활을 그만두는 일이 빈번해져 혹시 정력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가 해서 병원을 찾은 것이 저간의 사정이다.
사정할 때 두통을 몇 번 겪고 나서는 아내를 멀리하게 된 것은 물론이고 혹시 부부생활 중 복상사라도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아내 몰래 병원을 찾아와 보약을 지어달라고 했다.
30대 후반의 L씨는 부부생활 후 허리의 요통과 피곤감 때문에 병원을 찾은 주인공. L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거의 매일 부부생활을 해도 다음날 끄떡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부부생활을 하고 나면 다음날 허리가 시큰거리고 몸이 나른하고 피곤함이 찾아와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였다. 정력에 약해진 것 같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부부생활을 해도 피곤함이 없어지지 않았다.
K씨나 L씨 모두 정력 약화로 인한 섹스 후유증이 찾아온 것이다. 절정에서 심한 두통이 일어나는 방사두통은 고혈압이 원인이다. 평소 혈압이 높은 사람이 뇌출혈로 돌연사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과격한 성행위는 위험하다. 혈압이 정상인데 K씨처럼 성행위 때만 두통이 나타나면 간장과 신장의 기운 쇠약을 점검해야 한다. 이런 남성들은 신장의 정기가 부족하고 간장의 양이 상승하기 때문에 가슴 두근거림, 허리와 무릎시림, 변비, 조루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섹스의 후유증에는 방사요통도 있다. 디스크는 아니지만 아내와 잠자리를 하고 나면 꼭 허리가 묵직하고 불쾌하고 심하면 끙끙 앓는 사람도 많다. 부부생활 후 아침에 일어나 자신도 모르게 손을 허리에 대거나, 허리를 두드리는 버릇이 있다면 방사요통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런 사람들이 척추에 이상이 없다면 대체로 여자를 너무 좋아해 신장의 음양이 고갈되어 허리가 상했기 때문이다.
방사감모라는 것도 있다. 감모란 감기를 말하는 것으로 원기가 약한 사람이 섹스를 과격하게 할 때 걸리기 쉽다. 쉽게 말해 운동으로 흘린 뒤 체온 조절에 실패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방사로 인해 기혈이 부족하거나 소진 되거나 면역력과 저항력이 약해졌을 때에 유사감기에 걸리게 된다.
성교 후유증 치료는 부족해진 정력을 돌봐주면 증상이 없어진다. 방사두통과 요통은 신장의 음과 양을 돋우기 위해 숙지황과 산악, 산수, 백봉령, 택사, 목단피 등을 재료로 한 팔미지황탕, 금괴신기탕 등에 가감하는데 방사요통은 두충과 구척을 가감하고 방사두통은 감국과 백지를 가감해서 처방한다. 방사감모는 기와 혈이 부족해서 생긴 것이므로 쌍화탕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