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로킥’에 휘청 더 맞으면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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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증공방 1라운드가 끝난 현재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도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로선 ‘진루타’를 날린 셈. 또 한번 악재가 터지면 이 전 시장은 ‘위험’해질 수 있다. | ||
검증 국면이 일단락된 한나라당 내부는 대선주자를 뽑는 경선방식을 가지고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동시에 세간에는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끝내 갈라설 것인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거리이다. 실제 이번 검증공방은 일회성으로 끝나기보다는 한나라당 발 정국 소용돌이의 본격적 시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이 전 시장의 ‘위증교사’와 관련된 검증공방은 여론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 이후에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정리하면 대체로 이명박 시장의 오름세가 주춤하고, 박 전 대표의 지지도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부 조사들의 추세가 서로 엇갈린다고도 하나 대체로 설 전후의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양강 후보의 지지도 변동 폭은 5%를 밑돌아 여론조사의 표집오차를 감안하면 ‘큰 변화 없음’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이 전 시장의 지지도가 주춤했다고 하나 거의 모든 조사에서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도가 여전히 40% 중반으로 박근혜 전 대표의 20% 안팎 수준의 지지도를 두 배 이상 뛰어넘고 있다. 그야말로 ‘괴력’의 이명박 대세론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나름대로 기대를 했던 비한나라당 진영 일부에서는 이번과 같은 ‘찔러보기’ 식 검증은 오히려 본선에서 이명박 시장의 ‘맷집’만 키워주거나 ‘면죄부’만 주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검증논란의 여파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오히려 이번 검증파동으로 이명박 고공행진에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상승리듬’을 깼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이 있다. 여론조사상 이 전 시장의 지지도 최고점을 추정한다면 대략 50%선으로 볼 수 있다. 박 전 대표의 고정지지층 20%, 비한나라당 진영 지지표 20%, 5% 안팎의 손학규 전 지사 지지도를 합치면 대략 50%선이기 때문에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그 이상 더 올라가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한동안 계속될 것 같았던 이 전 시장의 고공행진은 사실 이번 검증공방으로 주춤하거나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만일 이 전 시장의 지지도가 천장을 이미 친 것이라면 앞으로는 지지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대체로 이 전 시장 지지도의 흐름은 하락세로 반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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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근 조사에서는 차기 대통령 후보의 결격 사유로 가장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을 ‘후보의 도덕성’으로 꼽는 등 우리 유권자는 후보의 도덕성 문제에 대해 관용적으로 변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따라서 앞으로도 선두 이명박 타도를 목표로 한 모든 후보들의 ‘표적 검증’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이 전 시장 측이 여유 있게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기는 힘들다. 게다가 최근에는 그동안 보여 왔던 높은 지지도를 유지하거나 하락세를 막을 만한 특별한 소재도 마땅치 않다는 점도 이 전 시장 측의 고민거리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정 수준 ‘내상’을 입은 이 전 시장 측이 앞으로 ‘위증교사’와 관련해 새로운 사실관계가 밝혀지거나, 전혀 다른 제2의 악재를 맞을 경우 지지도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높다고 보아야 한다. 실제 지난 대선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의 높은 지지도 즉 ‘노풍’이 꺾이는 흐름은 단순히 악재가 생길 때마다 조금씩 하락한 것이 아니었다. 당시 노무현 후보는 여당이었던 민주당의 대선주자로 결정된 직후인 4월 여론조사에서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관련 비리와 불안한 언행 등으로 5월경부터 지지도가 하락하기 시작해 YS의 부산방문과 지방선거 패배 등 악재가 누적되면서 결국 ‘특정시점’부터 상당한 낙폭으로 지지도가 연이어 떨어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러한 전례를 볼 때에도 이명박 전 시장 역시 이미 최고치를 기록하고 나서 하강추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만일 또 다른 ‘악재’들이 중첩되고 누적될 경우 결정적 돌발변수에 의해 지지도가 ‘급락’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러한 해석은 여론조사상 ‘임계치’ 효과, 즉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한 부정적 정보가 누적되어 일정 수준이 넘어가야 태도변화가 일어난다는 분석에 근거한다. 한마디로 이번 검증공방은 이 전 시장에게 분명한 타격을 준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결정적 사실 관계나 거짓말 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잠시’ 태도변화를 유보한 상태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이명박 검증공방에서 유의해서 보아야 할 또 하나의 변수는 바로 한나라당 내부경선과 관련된 것이다. 한나라당 내부 경선은 여론조사상 국민 지지도나 본선과는 그 특성이 다르다. 이른바 박근혜 전 대표 쪽의 ‘숨은 표’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박 전 대표의 ‘숨은 표’란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의 이 전 시장의 압도적 우위와는 달리 실제 대의원과 당원참여 비율이 높은 현행 한나라당 당헌당규상의 경선이 치러질 경우 박 전 대표의 경쟁력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말한다. 최근 흘러나온 ‘한나라당 의원 지지성향 분석’이라는 문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나라당 내부의 ‘친이명박’ 대 ‘친박근혜’ 의원 간 ‘줄서기’ 분포는 생각보다 차이가 크지 않다. 또 한나라당 대의원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 간 지지도 격차가 거의 없거나 오히려 박 전 대표가 우세하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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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크게 보면 현재 이 전 시장은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한나라당 경선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그러나 한나라당 대선주자 경선에서는 그만큼의 우위를 지키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이러한 상황에서 만일 이 전 시장의 지지도가 또 다른 ‘악재’에 의해 재차 하락해 양자 간 격차가 10% 이내로 줄어들 경우 경선의 결과는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워진다고 보아야 한다. 다시 말해 이 전 시장이 악재에 의해 지지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경선을 맞게 되면 막판에 박 전 대표가 극적 ‘역전’을 거둘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번 검증공방 1라운드는 박 전 대표 입장으로서는 반드시 상대방의 흐름을 차단해야 하는 시점에 적절하게 나타난 ‘적시타’였다고도 볼 수 있다.
최근 여론 흐름상 우리 정치에 ‘대세론’이라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 3김 시대와 달리 지금의 유권자의 지지는 오랜 세월에 걸쳐 절대적 지지관계를 갖던 지역주의 표와 달리 인물에 대한 ‘인기투표’의 성격이 더 강하다. 지금 이명박 전 시장은 이미 자신의 최고점이라 할 수 있는 50%선 지지도를 경선 때까지 지켜내느냐 아니면 못 지켜내고 하락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시점이다. 따라서 이번 후보검증 논란에 이어 앞으로 또 다른 형태의 X파일이 터질 경우 지지도가 추락할 가능성은 물론이고, 당장 경선 승리에도 적신호가 켜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것은 이 전 시장이 한나라당 내 타 후보의 공격으로 지지도가 추락할 경우 서로 공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분열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만일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공방전으로 한쪽이 결정적으로 큰 상처를 입을 경우 권력의 속성상 도저히 같은 당에 있기는 힘들어질 수 있다.
또 양측의 분열은 보수진영의 ‘새판짜기’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다. 현재로서 ‘최강자’의 위치에 있는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도가 무너질 경우, 그 무너진 지지도가 같은 당의 박근혜 전 대표로 이동하거나 손학규 전 경기 지사에게 이동하기보다는 오히려 한나라당 전체에 타격을 주는 방향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새로운 제3의 보수신당 출범에 탄력을 주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