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 구청, 동주민센터 협력해 5톤에 달하는 쓰레기 처리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집안에 발 디딜 틈 없이 폐기물을 쌓아두고 사는 이웃이 있는데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 독산4동 주민센터, 구청, 주민 등이 협력해 저장강박증세를 보이고 있는 주민의 집을 청소하고 있다
금천구 독산4동 주민센터 김성곤 주무관은 8월 초 주민으로부터 긴급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이웃에 혼자 사는 K씨(46세)가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쌓아 두는 저장강박증세를 보이고 있어 쓰레기로 인해 K씨의 건강이 걱정된다는 것이다.
현장을 직접 찾은 김 주무관과 김선경 복지1팀장은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하게 쌓인 각종 쓰레기를 보고 상황이 심각함을 직감했다. 폭염이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비위생적인 거주 환경이 K씨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청소를 할 수 있도록 K씨를 설득했다. 또 구청 청소행정과에 쓰레기를 치울 청소차, 장비 등을 요청했고, 청소를 도와줄 동네 주민들을 모집했다.
이렇게 독산4동 주민센터는 청소행정과, 통통희망나래단 등과 함께 지난 8일(월) K씨 집을 방문해 3시간에 걸쳐 청소를 진행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오랫동안 모아둔 장농문짝, 침대틀, 매트리스, 대형 플라스틱 등 쓰레기가 5톤이나 됐다.
K씨는 현재 기초생활수급자로 혼자 살고 있다. 집에서 사용할 가구를 만들기 위해 대형폐기물 등을 모아 왔으나 실제 사용하지 못하고 방치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청소를 함께한 한 주민은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를 만큼 각박해져 가는 요즘, 구청과 동네주민들이 모여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기뻤다”며 “앞으로 도움이 필요로 한 이웃이 있으면 계속 나서서 돕고 싶다”고 말했다.
독산4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앞으로 K씨가 필요로 하는 물품을 지원하고 지속적으로 보살필 예정”이라며 “혹시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아시는 분은 언제든 구청이나 주민센터로 연락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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