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고소하고 무혐의 나자 재고소
충남 당진 아하엠텍 공장.
롯데건설과 롯데마트는 옛 협력업체인 안동권 아하엠텍 사장과 윤형철 신화 사장을 형사고소했다. 언론에 허위사실을 유포해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고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아하엠텍과 신화는 “롯데가 법적 대응 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을 지치도록 만들어 제풀에 나가떨어지게 하려는 전략”이라고 성토했다.
안동권 아하엠텍 사장은 롯데건설로부터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피소됐으나 지난해 12월 8일자 대전지방검찰청 서산지청에서 불기소(무혐의) 처분됐다. 그럼에도 롯데건설은 올 초 재차 검찰에 안 사장을 형사고소했다. 이 사건은 최초 고소에서 무혐의 처분을 내린 서산지청에서 검사만 바뀌어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법정관리 상태인 아하엠텍은 지난 2007년 롯데건설의 하청을 받아 현대제철 화성 일관제철소 건설에 착수했는데 공사가 진행되면서 추가공사 및 물량증가가 있었다. 아하엠텍은 이 추가공사 대금을 147억 원으로 추산했고, 롯데건설은 53억 원으로 견적을 내면서 분쟁이 생겼다.
아하엠텍은 롯데건설로부터 공사대금을 받기 위해 민사재판 등을 진행했지만, 해결 조짐이 보이지 않자 안동권 사장은 2014년부터 피해 사실을 언론에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이 일로 첫 번째 형사고소를 당했고 지난해 12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안 사장은 지난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고, 10월에는 한 중앙일간지 1면에 ‘대통령 호소문’을 게재했다. 롯데건설은 이를 이유로 올 초 집회 관련 명예훼손 혐의와 모욕죄 혐의로 안 사장을 또 형사고소한 것이다.
안동권 사장은 “롯데건설의 형사고소에 대해 서산지청에서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는데 또 서산지청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알아봤더니 롯데건설의 두 번째 고소 건과 관련, 대전고검에서 서산지청으로 수사지시를 내렸기 때문이었다. 지난 6월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이후 현재까지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관계자는 “당사는 아하엠텍 건과 관련해 아무런 언급도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롯데마트 매장 모습. 비즈한국DB
윤형철 신화 사장도 올봄 롯데마트로부터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업무방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형사고소됐지만, 8월 5일자로 무혐의 처리됐다.
신화는 지난 2012년 7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롯데마트와 거래했고 올 초 이른바 ‘삼겹살 갑질’ 논란을 일으킨 육가공업체다. 한때 유망 중소기업으로 평가받던 신화는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를 밟고 있고 법원 의뢰로 외부 회계법인의 정밀 감사를 받은 결과 109억 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마트는 윤형철 사장이 2015년 12월 한 공중파 방송에 작위적인 녹취파일을 제공해 보도하게 했다는 이유로 올봄 형사고소를 했고, 전주지방검찰청은 지난 5일 이 사건에 대해 불기소(혐의 없음) 처분했다. 윤 사장은 “롯데마트가 또 다시 고소를 감행한다면 무고와 업무방해 혐의로 롯데마트를 형사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검찰로부터 통지서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현재 검찰의 통지문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익창 비즈한국 기자 sanbada@biz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