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호조에 경쟁업체 삐끗…렌탈 시장 전망도 장밋빛
현재 시장에서 평가하는 동양매직 매각가는 5000억~6000억 원 수준이다. 2014년 글랜우드-NH PE 컨소시엄이 2800억 원에 인수한 것을 떠올리면 2년 만에 2배가량 상승한 것이다. 매각가가 높아진 데는 동양매직의 최근 매출이 급상승하는 등 실적이 좋아진 덕분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양매직의 매출액은 2013년 1985억 원에서 2015년 3900억 원으로 2년 만에 2배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186억 원에서 292억 원으로 상승했다.
동양매직 인수에 대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구윤성 기자 kysplanet@ilyo.co.kr
경쟁업체들이 최근 논란에 휩싸여 있는 것도 흥행의 한 이유다. 동양매직은 생활가전 렌탈 업체 중 코웨이에 이어 청호나이스와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코웨이가 니켈 정수기 논란에 휩싸여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고 청호나이스 역시 일부 공기청정기 모델에서 유해 향균필터가 발견돼 여론이 좋지 않다. 동양매직이 치고 올라갈 기회을 잡은 것이다.
코웨이의 매각 예상가가 약 3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동양매직의 인수가도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에는 매력적인 요소다. CJ 관계자는 “매각가가 적당한 만큼 이번에는 더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 관계자 역시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만 1조 원이 넘기에 비용 측면에서는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렌탈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업계 전망도 동양매직 매각전을 흥행시키는 데 한몫 한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렌탈 시장은 2012년부터 매년 10%씩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렌탈 매출 규모는 16조 9000억 원. LG, 롯데 등 대기업들이 최근 렌탈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다.
인수에 참여한 기업들은 이전부터 렌탈 사업에 관심을 가져왔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자회사 현대렌탈케어를 출범해 생활가전 렌탈 업계에 뛰어들었다. SK네트웍스 역시 2008년 SK렌터카를 SK에너지로부터 양도받아 차량 렌탈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KT렌탈 매각 본입찰에도 참여했다. CJ는 비록 렌탈 전문 계열사는 없지만 지난해 코웨이 인수전에 참여하는 등 렌탈 사업 진출에 관심을 보여왔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의 행보도 주목된다. 정 회장은 2010년대 들어 M&A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현대백화점은 2012년 패션기업인 한섬을 인수했다. 최근 패션업계가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한섬은 승승장구하고 있어 성공적인 M&A로 평가받는다. 이외에도 현대리바트, CNS푸드, 에버다임 등을 인수하면서 공격적인 M&A에 나섰다.
더욱이 정 회장은 이미 2014년에 동양매직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은 당시 인수가격으로 2700억 원을 제시했으나 글랜우드-NH PE 컨소시엄이 제시한 인수가격(3000억 원)에 밀려 인수에 실패했다. 따라서 이번에는 인수에 성공할지도 관심사다.
그러나 인수 후보 기업들은 하나같이 말을 아끼고 있다. 현 단계에서는 관심을 가지고 인수를 추진하는 단계일 뿐,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회사 내에서도 논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회사 발전을 위해 M&A 전담팀이 상시적으로 인수를 검토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동양매직에 관심을 가진 것”이라며 “아직 본입찰이 진행된 상황도 아니라서 향후 사업계획 등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동양매직은 어떤 회사? 동양그룹서 분리된 후 승승장구 동양매직은 2013년 5월 동양의 가전사업 부문이 물적 분할돼 설립됐다. 동양매직의 주요 사업은 생활용품 제조 판매 및 렌탈사업이고 생산 품목은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정수기 등이다. 동양매직은 청호나이스와 생활가전 렌탈 업체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동양매직의 지난해 매출액은 3900억 원으로 3580억 원의 청호나이스보다 약간 많다. 동양매직이 동양그룹에서 분리된 건 2014년 7월. 2013년 말 자금난에 허덕이던 동양그룹이 계열사들을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동양매직이 매각 시장에 나왔다. 결국 글랜우드-NH PE 컨소시엄이 2800억 원에 동양매직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후 동양매직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동양매직에 따르면 회사 규모가 커져서 동양매직 본사 임직원 수가 2014년 말 309명에서 2015년 517명으로 증가했다. 렌탈 계정(계약 수)도 최근 100만 개를 바라보고 있다. 2014년 글랜우드-NH가 인수할 당시 렌탈 계정은 약 45만 개였다. 매각을 앞둔 동양매직 내부는 차분한 분위기다. 동양매직 관계자는 “어차피 매각은 대주주가 하는 것이라 회사 내에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라며 “그래도 이왕이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에 인수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