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위치만 바꿔도 ‘복’이 술술~
▲ 김두규 우석대 교수 | ||
나쁘고 음산한 기를 차단시켜 가정의 화목과 재물, 건강과 복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이른바 ‘생활풍수’가 바로 그것. 웰빙을 인생 최대의 화두로 삼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얘기가 아닐 수 없다.
김두규 우석대 교수는 그동안 출처도 없이 떠돌아다니던 수많은 풍수이론을 일일이 검증해 실생활에 접목시킬 수 있도록 연구해온 생활풍수의 대가. 17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2002년 초, 대통령 후보들의 생가와 선영을 풍수학적으로 비교해 당선권 밖에 있던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예언해 화제가 되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김 교수를 만나 ‘복을 부르는 생활풍수’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
김 교수는 생활풍수가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한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맹신하는 것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냈다. 풍수를 제대로 알고 적용할 경우 재물과 건강, 화목, 성공 등 ‘복’을 불러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가구의 위치를 바꾸거나 인테리어에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 모든 불행을 막는 부적 같은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지론이다.
김 교수가 강조하는 생활풍수의 기본은 기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기가 집안 곳곳에 잘 통하게 하는 것이다. 즉 좋은 기운은 받아들이고 흉한 기운은 내보내는 게 기본 원리다. 이를 실천하는 데 가장 중요한 원칙은 ‘균형’과 ‘조화’. 김 교수는 고지식하게 특정 방위만을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풍수에서는 전체적인 기의 흐름을 읽는 것이 중요하며 방위만을 다루는 풍수인테리어는 정방향에 맞춰서 지어지지 않은 집 구조에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
김 교수는 “침대머리를 북쪽으로 두지 말라거나 북향집이 좋지 않다는 식으로 특정 방위를 고집하기보다는 기가 들어오고 나가는 출입구와 창문의 위치를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김 교수는 생활풍수를 설명할 때 ‘반드시 ~해야 한다’는 말보다는 ‘~하면 도움이 된다’는 말을 즐겨 쓴다. 하나부터 열까지 풍수의 원칙에 정확히 들어맞는 공간을 구성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 그러나 집안에 좋은 기운을 돌게 하기 위한 몇 가지 원칙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복과 행운을 불러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생활풍수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집-잘된 사람 많은 곳으로
우선 김 교수는 집을 고르기 전에 반드시 그 집에 살던 사람에 대해 알아보라고 강조한다. 잘돼서 나간 사람이 많은 집일수록 좋은 기운이 충만하다는 얘기다. 사업 실패자나 병자가 살던 집에는 아무래도 흉한 기운이 돌게 마련. 식구 수에 비해 지나치게 큰 집도 좋은 것만은 아니다. 사용하지 않는 빈방에는 자연히 먼지가 쌓이고 기가 차단될 수밖에 없다. ‘빈방에 귀신이 들어선다’는 옛말이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닌 셈이다.
거실-소파는 창문 등지지 않게 놓아야
거실은 집안 구조로 볼 때 ‘심장’에 해당하는 장소로 거실에 흐르는 기의 좋고 나쁨에 따라 집안의 길흉화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생활풍수에 따르면 가구 배치를 바꾸는 것만으로 기의 흐름을 편안히 할 수 있다.
우선 창문을 등지고 앉도록 소파를 배치하는 것은 금물. 벽에서 너무 떨어지거나 현관 바로 옆 또는 현관과 마주보도록 소파를 배치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벽 모서리에 스탠드형 에어컨이나 TV 등을 놓아 완만한 모습으로 바꿔주면 기의 충돌을 피할 수 있다.
키 포인트는 수수하고 겸손한 배치가 복을 부른다는 사실. 거실은 조명과 벽지 등을 활용해 밝은 기운이 충만하도록 꾸며야 한다. 지나치게 사치스런 가구를 들여놓거나 고가의 골프채나 양주병들, 수석들을 거실에 놓는 것도 좋지 않다. 흉기로 사용될 수 있는 물건은 흉한 기운을 부른다는 것을 명심할 것.
사람이 드나드는 통로인 현관은 인체로 비유하면 ‘입’에 해당되는 곳으로 기가 드나드는 통로이기도 하다. 따라서 현관은 항상 밝고 깨끗하게 유지해야 하는 것이 철칙. 김 교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관에 먼지나 폐품이 쌓여 있거나 정리정돈이 되지 않은 경우 이곳을 통해 나쁜 기운이 드나들어 병이 들고 재산을 잃게 되는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
현관뿐 아니라 어디든지 오래된 물건이 쌓여 있으면 기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것들은 과감히 버리는 습관도 필요하다. 또 현관과 마주하는 곳에 지나치게 큰 거울을 걸어두면 좋은 기운을 반사시킬 뿐 아니라 기의 흐름을 방해, 화를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부엌-타원형 식탁에 의자는 홀수
부엌은 건강과 연관되어 있다. 생활풍수학적으로 볼 때 부엌은 불(가스레인지), 물(수돗물), 쇠(철로 된 주방기구), 나무(목재 주방기구), 흙(접시)의 배치 구조가 상생을 이루는 것이 이상적이다. 각이 진 것보다는 타원형의 식탁이 기의 흐름을 좋게 하며 식탁의자는 5개나 8개로 맞추는 것이 좋다. 식탁은 밝은 생화로 꾸미되 약품을 올려놓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칼이나 가위 등을 아무데나 두는 것은 무척 흉하므로 절대 금물.
화장실-변기 뚜껑 닫아둬야 재물이 들어온다
화장실은 인체에 비유하면 ‘항문’에 해당된다. 사람이 죽을 때에야 항문이 열리는 것처럼 화장실의 변기 뚜껑은 항상 닫혀 있어야 된다. 김 교수는 “변기 뚜껑을 열어두면 집안의 좋은 기운이 빠져나가 재물의 손실을 입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충고한다.
화장실과 현관이 마주보는 배치는 불길한데 만약 그런 구조일 경우 화장실 문 위쪽 벽에 작고 둥근 거울을 걸면 나쁜 배치로 인한 화를 막을 수 있다. 또 평소 욕조에 물을 받아두지 말고 바닥 역시 항상 건조시키는 것이 흉한 기운을 내치는 데 도움이 된다.
침실-문과 침대는 마주보지 않게
생활풍수학적으로 볼 때 침실은 가정의 화목 및 부부 금실과 깊숙이 연관돼 있다. 잠자리가 편해야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다는 것. 침실을 지나치게 밝거나 화려하게 해서는 안 되며 소박하고 은은한 분위기로 꾸미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화려하고 조잡한 패턴의 침대커버나 커튼, 벽지는 절대 금물. 벽에 많은 못을 박아 물건들을 걸어놓거나 어지럽게 진열하는 것 역시 금기사항이다.
또 외출복에는 외부로부터 유입된 안 좋은 기운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세우는 옷걸이 대신 옷장 안에 걸고 문을 닫아두는 것이 좋다. 침실의 기능과 상관없는 TV나 냉장고, 전기 스토브와 같은 전자제품을 놓는 것도 삼가야 한다. 침실에서는 침대의 위치가 가장 중요한데 출입문과 침대가 마주보는 구조는 죽은 자를 위한 배치에 해당되어 흉하며, 침대는 벽면에서 30㎝ 이상 떨어지게 배치해야 기의 소통이 원활해진다고 한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