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일요신문] 신윤성 기자 = 지난 10여 년 동안 반목과 갈등의 아이콘이라는 멍에를 짊어지고 왔던 김채용, 한우상 전 의령군수의 전격적인 회동이 목격됐다.
23일, 의령읍 모처에서 두 사람의 회동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두 사람 공히 차기 군수출마설이 나돌고 있어 비밀스런 회동일 것이라는 추측으로 조심스럽게 취재를 요청했는데, 뜻밖에 반가움으로 맞이해 주었다.
정치적 만남이 아니기 때문에 거리낄 것이 없다는 설명과 함께 일체의 정치적 추측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렇게 풀어간 그들의 이야기보따리는 한 시간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건재함을 과시하듯 조금의 흐트러짐도 찾아 볼 수 없었다.
두 사람은 그들의 잘못 얽히고설키어 진 매듭으로 인하여 지역이 동서로 나뉘어 졌음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래서 이번 만남은 자신들의 남은 인생만큼은 의령을 위한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로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만남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지역의 선후배 간이었지만 각자의 길에서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다소 소원함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가깝게 있었다. 어느 순간, 작금의 암울한 의령군의 현실이 두 사람의 책임으로 느껴졌고 이제는 세월이 많이 흘러 의령군의 어른으로서 역할을 수행해야할 시점임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다소 둘러 왔다는 생각과 함께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이제라도 두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졌고 지역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자신들이 의령군의 발전을 위한 일에 앞장서겠고 쓴 소리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전직 군수가 현직 군수의 잘잘못을 지적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처세로 자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의령읍 A씨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의령군에서 더 이상의 반목과 갈등은 사라지고 아름다운 배려와 진한 감동의 양보가 현실이 되는 정치적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지난 시절의 암울함과 좌절감을 걷어내고 빛나는 의령군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단초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0여 년 동안 반목과 갈등으로 점철되어 온 의령군의 아픈 역사를 마감하자는 두 사람 마음이 통하여 회동이라는 결과를 이루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김채용 전군수의 폭 넓고 입지적인 행정경험과 한 발자국이라도 의령군을 벗어나지 않았던 지역의 지킴이 한우상 전군수의 경험과 능력이 빛을 발하기를 기대해 본다.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