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하루 2리터) 많이 마시면 커지기 전 ‘쏘옥’
▲ 강북삼성병원 최철영 교수가 결막결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 ||
요로결석 외에 담즙이 지나는 길에 생기는 담석, 위에 생기는 위석, 치아에 생기는 치석, 눈에 생기는 결막결석 등 몸속에서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키는 돌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요산이 쌓여 주로 엄지발가락에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통풍 역시 일종의 돌이다. 우리 몸에 왜 결석이 생기고, 생기는 부위나 크기에 따라서 어떻게 치료·예방이 가능한지 알아본다.
요로결석
가장 흔한 결석으로, 신장(콩팥)에서 방광으로 이어지는 통로인 요로에 생긴다. 결석이 있는 위치가 신우나 신근이면 신장결석, 요관부에 있으면 요관결석, 방광에까지 내려가 있으면 방광결석이 된다.
결석이 생긴 위치에 따라 배나 허리, 옆구리가 심하게 아프다. 또는 아랫배나 외음부 등에 통증이 올 수 있다. 하지만 신장 안에 있을 때는 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예전보다 소변을 보기가 힘들다고 느껴지거나 소변을 볼 때 심한 통증이 있을 때, 오심, 구토 등의 증상이 생겨도 요로결석이 의심된다.
최근 식생활의 서구화로 칼슘이 많은 우유제품, 요산이 많이 들어 있는 육류 섭취가 늘면서 요로결석 발병률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20~40대에서 가장 많이 생기고, 여자보다 남자에게 2배 이상 흔하다. 계절적으로는 땀을 많이 흘려 소변이 농축되는 여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또 오랫동안 앉아서 일하거나 고온에서 일해도 결석이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소 칼슘이나 수산, 요산 등 결석을 만드는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결석이 잘 생긴다. “또 백내장이나 위궤양, 통풍 치료에 쓰는 일부 약이나 다이어트를 한다고 마음대로 이뇨제를 오래 쓰는 경우, 비타민 C 영양제를 많이 복용해도 부작용으로 결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경희대의료원 비뇨기과 이선주 교수의 조언이다.
질환에 따라 쉽게 생기는 결석의 종류가 다르다. 예를 들어 당뇨병이나 통풍이 있으면 요산석이 잘 생기고 부갑상선 기능항진증과 갑상선기능항진증, 오랜 기간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만 있는 경우에는 칼슘석이 생기기 쉽다.
요로결석이 생기더라도 크기가 5㎜ 이하로 작고, 통증 같은 증상이 특별히 없을 때는 충분한 물을 마시면 80% 정도는 자연 배출된다. 요로결석의 크기가 클 때는 체외충격파쇄석술이라고 해서 작게 부숴 배출시키는 방법이나 내시경, 약물 등으로 치료한다.
하지만 요로결석은 재발률이 높아 한번 요로결석이 생기면 6년 내에 적게는 20%, 많게는 70% 정도 재발한다. 따라서 미리미리 결석을 예방하는 것이 지혜롭다. 고기를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단백질과 수산 섭취가 늘어 결석이 생기기 쉽고, 수산이 많은 콩, 호두 같은 견과류, 시금치, 초콜릿, 코코아 등을 많이 먹는 것도 삼간다. 반면 물을 많이 마시고 싱겁게 먹는 습관, 적당한 운동은 요로결석 예방에 도움을 준다. 구연산 성분이 많은 오렌지주스, 레몬주스도 많이 마시면 좋다.
담석
지방의 소화를 돕는 담즙이 이동하는 길에 생기는 돌이 담석.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3배 정도 많다. 자녀를 많이 낳고 피임약을 사용하는 경우, 40대 이후 비만인 경우, 폭음이나 폭식이 잦은 경우에 특히 잘 생기므로 주의한다.
빠져나온 담석을 보면 예전에는 모양이 불규칙하고 검은색을 띤 색소담석과 콜레스테롤이 쌓여서 생긴 노란색의 콜레스테롤 담석의 비율이 비슷했다. 하지만 이제는 콜레스테롤 과다 섭취로 인한 콜레스테롤 담석이 85%를 넘는다고 한다.
담석이 생기면 배꼽을 중심으로 오른쪽 위쪽 복부에 아주 심한 통증을 느낀다. 한번 증세가 나타나면 30여 분 동안 거의 움직이지 못한 채 배를 움켜쥐고 식은땀을 흘리게 된다. 이런 통증이 자주 나타나거나 담낭의 기능이 약해지고 딱딱하게 석회화된 경우, 크기가 2cm 이상인 경우에는 내시경이나 수술을 통해 담석을 제거한다. 또 당뇨가 있으면 통증이 없더라도 담석을 없애는 것이 좋다. 이때 담석이 담도나 담낭 등 간 밖에 생기면 치료가 쉽지만 간 속 깊이 생기면 어려워진다. 배를 통해 간으로 튜브를 넣은 다음 내시경으로 꺼내야 한다.
▲ 충격파쇄석술로 요로결석을 잘게 부숴 치료하는 장면. | ||
위석
드물기는 해도 위장에서도 위석이라고 해서 돌이 생긴다. 모르고 삼킨 식물섬유, 털, 약물, 플라스틱 등 이물질이 잘 배출되지 않고 위 점막 주름 사이에 숨어 있으면서 조금씩 단단하게 굳어지는 것이다.
위내시경 검사를 받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 윗배에 통증이나 불쾌감이 있거나 구토, 구역질, 식욕 부진, 체중 감소 등이 있으면 위석을 의심해보는 게 좋다. 오래된 위석은 위벽을 손상시켜 위궤양, 위출혈을 만들고 빈혈, 혈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심하면 위석이 커져 위와 십이지장 통로를 아예 막거나 위석이 소장으로 내려가 장 폐쇄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럴 때는 수술이 필요하다. 주로 내시경을 보면서 위석을 올가미 같은 기구로 제거하거나 탄산 성분의 콜라를 주입해 녹이는 방법, 레이저나 전기수압기를 이용해 위석을 부수는 방법 등으로 치료한다.
위석이 생기지 않도록 하려면 위를 절제했거나 위암, 당뇨로 인한 위 마비, 갑상선기능저하증 등이 있다면 탄닌 성분이 든 식품을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 예를 들어 다른 과일보다 섬유질과 떫은 맛을 내는 탄닌 성분이 풍부한 감, 곶감을 많이 먹으면, 이들 성분이 위산과 섞여 잘 엉겨 붙는다. 참고로 탄닌은 덜 익은 감일수록 많고, 가운데 부분과 씨 주위에 많다. 감 외에 섬유질이 많은 말린 자두, 건포도, 오렌지, 사과, 포도, 땅콩, 양배추, 쌀겨, 샐러리, 코코넛 등도 위석을 유발하는 식품이다.
치석
음식을 먹은 뒤에 치아에 달라붙은 치태(프라그)와 침샘에서 분비되는 무기질이 합해져서 치아에 생기는 돌이다. 치은염, 치주염 같은 잇몸질환의 주범이다.
평소 치태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식후에 칫솔질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루 3번, 식사 후 3분 이내에, 3분간 이를 닦는 3·3·3원칙을 지킨다. 또 간식을 먹고 난 후에도 가능하면 칫솔질을 한다. 커피, 콜라 등 단 음료나 차를 마신 다음에도 마찬가지다. 어렵다면 물로 입안을 헹구는 것이라도 한다.
칫솔로 제거하기 어려운 곳의 치태는 치실을 이용하면 효과적이다. 음식물이 낀다고 이쑤시개를 사용하다가는 잇몸 사이가 벌어지기 쉬우므로 삼간다.
하지만 치석이 되면 칫솔질만으로는 제거하기가 어렵고 스케일링으로 제거가 가능하다. 흔히 스케일링을 받으면 이가 시리고 흔들린다고 해서 받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케일링 후 이가 흔들리거나 시린 것은 잇몸과 치아 사이에 끼여 있던 치석이 제거되면서 공간이 생겼기 때문이다. 치아에 손상을 주지 않고 곧 정상으로 돌아온다.
눈을 깜빡일 때 돌이 구르는 것처럼 불편하다면 결막에 생기는 결석, 즉 결막결석이 의심된다. 눈자위를 덮고 있는 눈꺼풀 안쪽 부위가 결막. 눈꺼풀을 뒤집어 보면 결막상피에 오돌토돌 튀어나온 것이 보인다.
눈의 점막에서 눈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하는 점액질이 변형돼 결막결석이 생긴다. 만성적인 결막염이 있으면 결석이 잘 생기고, 한번 생기면 요로결석처럼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결막결석
결막결석을 제거할 때는 안약으로 결막을 마취하고 바늘 끝으로 돌출되어 있는 것을 빼낸다. 결막상피 아래 묻혀있는 결석이 많을 때는 돌출된 것만 제거하면 된다.
하지만 눈꺼풀 안에서 돌이 구르는 듯한 증상이 있다고 모두 결막결석은 아니다. 요즘 흔한 안구건조증이 있어도 이런 증상을 보인다.
결막이 아니라 눈물을 분비하는 눈물주머니에 결석이 생기기도 한다. 강북삼성병원 안과 최철영 교수는 “눈에 들어간 먼지 같은 이물질이 배출되지 못하고 남았다가 커지거나, 빠진 속눈썹이 눈물주머니에 결석을 만든다”며 “결석이 눈물주머니를 막아 계속 눈물을 흘리고, 눈곱이 끼어 불편할 때는 수술을 통해 제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눈 관리를 잘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특히 요즘처럼 황사가 나타날 때는 보호안경을 써서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황사에 노출된 다음 눈이 불편할 때는 깨끗한 찬물에 눈을 대고 깜빡 거리기를 반복하거나 얼음찜질을 해주면 증상이 좋아진다. 그래도 불편하면 안과를 찾는 게 좋다.
통풍
주로 엄지발가락에 심한 통증이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통풍도 일종의 돌이다. 요산이 몸 안에 과도하게 축적돼 돌처럼 딱딱해지는 질환이다. 요산은 우리 몸의 세포가 죽으면서 나오는 퓨린이란 단백질에서 만들어지는데, 원래는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된다. 요산치가 높아지는 데는 요산 생산량은 정상이지만 신장이 요산을 충분히 제거하지 못하는 경우와 우리 몸이 너무 많은 요산을 만들어내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여성에게는 통풍이 드물고 40~50대 남성에게 많다. 최근 육류 섭취와 과음을 많이 하는 30대 젊은 층에서도 늘고 있는 추세다. 육류 같은 고단백 고지방 식품, 술이 요산을 많이 만들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마음대로 이뇨제를 오래 복용해도 요산 수치를 높여 통풍이 될 수 있다. 또 고혈압이나 당뇨병, 비만,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같은 성인병과 함께 오는 경우가 많은 것도 통풍의 특징이다.
조기에 적절한 약물치료로 요산치를 조절하면 통증이나 관절의 손상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드물게 통풍 결절이 관절 주변에 생겨 관절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거나 지나치게 큰 경우, 요산이 계속 흘러나오는 경우에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평소 요산 배출을 위해 물을 많이 마시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너무 식사량을 줄이거나 굶어도 오히려 요산치가 올라가고, 탈수가 될 정도의 운동 역시 요산치를 높여 통풍을 만들 수 있다. 40대 이후가 되면 정기적으로 혈중 요산치를 체크하는 게 좋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강북삼성병원 안과 최철영 교수, 경희대의료원 비뇨기과 이선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