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초에 애주가? 비타민 B, C 챙겨야
▲ 영양제를 고를 땐 평소 생활습관이나 영양상태, 성인병 가족력 유무 등을 따져봐야 한다. | ||
세 끼 식사 잘 챙겨먹고, 피로가 쌓이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다면 굳이 영양제를 복용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입맛 없고 바쁘다는 이유로 이런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면, 술이나 담배, 스트레스, 과로 등으로 인해 애써 섭취한 영양소를 모두 소모해버리고 오히려 영양이 결핍되는 생활을 하고 있다면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값비싼 영양제를 먹어야만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를 체크해서 필요한 영양제를 골라 먹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보자. 담배를 하루에 1갑 피우는 흡연자인 A 씨와 비흡연자인 B 씨가 있다고 치자. 새해 들어 금연을 결심했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흡연자 A 씨. A 씨가 담배 1개비를 피울 때마다 몸속에서는 약 25㎎의 비타민 C가 파괴되고 있다. 그래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B 씨보다 많은 비타민 C를 섭취해야 한다. 우리나라 성인에게 요구되는 비타민 C 권장량인 70㎎. A 씨는 이보다 훨씬 많은 양의 비타민 C가 필요하다.
하지만 비타민 C 70㎎은 오렌지로 치자면 10개 이상은 먹어야 섭취할 수 있는 양이다. 이럴 때는 비타민 C 제제를 복용하면 간편하고 효과적이다. 물론 가능하다면 과일, 채소 등의 식품을 통해 부족한 비타민을 섭취하는 것이 더 이상적이다.
A 씨가 술을 좋아하는 애주가라면 비타민 B군 섭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술은 비타민 C와 함께 B군까지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또 술을 많이 마시면 간에 저장된 비타민이 결핍되고, 이로 인해 간이 더욱 나빠지게 된다. 스트레스는 비타민 A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과 함께 미량영양소로 꼽히는 미네랄도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다. 체내에서 필요로 하는 양은 탄수화물이나 단백질, 지방처럼 많지 않은 ‘미량’이지만 부족한 경우에는 신진대사 속도가 느려지고 쉬 피로해지고 무력감이 찾아오는 등의 크고 작은 이상을 일으키게 된다. 평소 인스턴트식품, 가공식품을 즐겨 먹고 청량음료를 좋아하는 경우, 잡곡밥보다는 흰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경우, 골고루 먹지 않고 좋아하는 반찬에만 손이 가는 경우에는 미네랄 부족일 가능성이 더 크다.
그렇다면 어떻게 내 몸에 딱 맞는 영양제를 고를 수 있을까. 우선 사람들이 헷갈리는 것은 영양제라는 용어 자체. 비타민제는 한 가지 혹은 여러 가지의 비타민제가 들어간 것이고 영양제는 비타민 외에 칼슘, 철분 등의 미네랄, 기타 영양소까지 넣어서 만든 것이다.
단일 비타민제는 특정 질환이 있거나 치료를 목적으로 할 때 효과가 크다. 예를 들어 임신 초기나 임신을 하려는 여성이라면 기형아 예방을 위해 비타민 B9, 즉 엽산을 섭취하면 좋다. 식품 중에서는 녹색 채소나 달걀노른자, 치즈, 강낭콩 등에 많이 들어 있다.
하지만 검사도 받지 않고 마음대로 특정 비타민을 과잉 섭취하는 것은 금물이다. 수용성이 아닌 비타민 A D E K 등의 지용성 비타민의 경우 과잉 섭취하면 쉽게 배출되지 못해 몸속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따라서 처방전 없이 살 수는 있지만 의사나 약사에게 충분히 물어보고 사는 게 좋다.
특정 성분만 부족한 것이 아니라면 종합비타민제를 고르면 무난하다. 이때 각 비타민이 권장량과 비교해 얼마나 들어있는지, 얼마나 다양한 비타민이 균형 있게 배합돼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특히 다이어트 중이거나 만성질환으로 약을 복용하는 경우, 노인, 성장기 어린이들은 비타민이나 미네랄 섭취가 부족하기 쉽다. 여성은 임신·수유부 또는 갱년기 이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면 비타민 A C E와 셀렌 같은 항산화성분이 들어간 항산화제 복합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아니면 비타민 C와 E만 복용하면 보다 저렴하다. 비타민 C는 직접 항산화작용을 하는 것은 물론 비타민 E의 항산화작용을 돕는 역할까지 하는 만큼 함께 섭취하면 상승효과가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활성산소가 많이 만들어지고, 이로 인해 식품을 통해 섭취한 천연 항산화제도 빨리 소모된다. 그대로 두면 활성산소의 공격을 받아 노화속도가 빨라지고 심혈관질환, 암 등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
△자주 과음한다=남들보다 술을 좋아하거나 업무상 술 약속이 많은 사람은 종합비타민이나 비타민 B군 복합제, 종합영양제 복용을 고려해 본다. 술을 마시면 체내에서 비타민 B가 빨리 소모된다. 비타민 B군은 각종 신진대사와 에너지대사에 꼭 필요한 성분으로 부족해지면 신경과민, 무기력증, 우울증 등을 보일 수 있다.
간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비타민 B군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다만 주치의와 상의해서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술안주로 기름진 음식을 먹은 경우에는 4~5시간 내로 비타민 C를 섭취하면 유해 지방산의 축적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식사가 부실하다=매끼 식사를 거르지 않고 잘 챙겨먹는 편이라면 비타민 B군 복합제 정도면 무난하다. 종합비타민보다 저렴하고 위장장애도 적다. 하지만 가끔 식사를 거르고 편식을 하는 등 식습관이 나쁘다면 비타민 B군이 강화된 종합비타민제, 종합영양제를 고르는 것이 좋다.
△담배를 많이 피운다=흡연을 하면 활성산소를 없애는 작용을 하는 항산화제마저 파괴돼 버린다. 그래서 채소, 과일을 적게 먹는 편이라면 비타민 C E B6 외에도 엽산·베타카로틴·칼슘 등을 고루 보충해주는 게 좋다.
흡연으로 인한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낮추려면 오메가-3 지방산이 함유된 비타민제가 효과적이다. 특히 이미 병원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나 가족 중에 심혈관 질환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권할 만하다.
△성인병 가족력이 있다=직계가족 중에 당뇨나 고혈압 등의 성인병이 있다면 영양제를 선택할 때 참고사항으로 활용한다. 부모가 당뇨병이 있다면 모든 자녀에게 당뇨병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는 발병률이 높다. 비만이나 흡연 등 당뇨 발생을 부추기는 요인이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가족력 때문에 당뇨가 염려된다면 체내 활성산소의 양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되는 비타민 A C E 등의 항산화 비타민을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미네랄 중에서는 인슐린 합성에 필요한 아연, 인슐린의 작용을 돕는 크롬 등이 필요하다. 노화방지, 건강한 피부를 원할 때도 항산화 비타민을 복용하면 좋다.
협심증이나 뇌졸중 등의 심각한 혈관질환 가족력이 있다면 혈액을 덜 끈끈하게 만들어 주는 비타민 E가 좋다. 하지만 지용성인 만큼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하면 안 된다. 수술이나 치과 치료를 할 때 출혈이 많아질 수 있다. 비타민 E는 하루에 400IU 정도 섭취하면 적당하다. 식품 중에서는 양파나 생청국장 등이 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
△다이어트 중이다=하루에 1200㎉ 미만으로 섭취할 때는 체내에서 필요로 하는 비타민이 부족하기 십상이다. 이때는 종합비타민제로 여러 가지의 비타민을 모두 섭취해주거나 종합영양제를 섭취하는 게 좋다.
또 무리한 다이어트 때문에 생길 수 있는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칼슘, 비타민 D를 함께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칼슘이 함유된 영양제는 비타민 D와 함께 복용해야 칼슘의 체내 흡수율이 높아진다. 그렇지 않고 칼슘만 복용하면 설사, 구토, 두통 등과 함께 신장결석, 신장기능 이상을 보일 수도 있다. 비타민 D는 햇빛을 쏘여도 체내에서 합성되고, 말린 표고버섯에도 많이 들어있다.
생리불순이 있는 여성이라면 비타민 B6를 복용할 만하다. 생리 전 여성호르몬 분비와 관련이 깊어 생리불순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한국비타민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