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들이 직접 문화예술을 즐기고 이를 통해 이웃과 소통
- 뮤지컬 배우 이은혜씨의 특별한 축하 공연도 선봬
- 동주민센터에서 단원(50명) 모집 중…현재까지 24명 접수
- 첫째, 셋째 주 목요일마다 연극 연습, 2개 반으로 나눠 운영
- 서울시 주민참여 예산으로 꿈의 무대 환경개선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우리 동네에 마을극단이 생겨요?”
이촌동 지하철역 앞, 동주민센터에서 마을극단 단원을 모집한다는 현수막을 보고 사람들이 갸우뚱했다.
이촌1동은 부촌(富村)으로 알려진 한강변 아파트 마을이다. 멀리서 보면 조금 삭막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곳에도 이웃이 있고 만남이 있다. 너른 한강을 끼고 있는 덕분인지 주민들의 인심도 넉넉하다. 그 사람들이 연극을 위해 뭉쳤다.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오는 9월 1일 용산청소년수련관 4층 소극장 ‘꿈의 무대’에서 이촌1동 마을극단 창단 기념행사를 갖는다.
마을극단은 말 그대로 동네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연극 모임이다. 주민들이 직접 문화예술을 즐기고 이를 통해 이웃과 소통한다는 취지다. 이촌1동 복지협의체에서 후원을 맡았다.
기념식에는 주민과 내빈, 극단 단원 등 150명이 참석한다. 신용산초등학교 중창단과 중경고등학교 댄스팀의 식전공연 후 오후 3시부터 본행사가 시작된다.
꿈의 무대 및 마을극단에 대한 소개와 내빈 축사에 이어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한 뮤지컬 배우 이은혜씨의 특별한 축하 공연도 선뵌다. 캣츠 ‘Memory’와 오페라의 유령 ‘Think of me’를 독창할 예정이다.
이촌1동주민센터는 극단 단원 50명을 모집 중이다. 현재까지 24명이 모였다. 참여를 원하는 주민은 동주민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용산구민이라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마을극단 창단은 이촌1동 복지협의체 위원으로 활동 중인 최영환 동국대학원 공연예술학과 학과장(용산연극협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문화예술도 또 다른 의미의 복지가 될 수 있다는 것.
고재신 이촌1동 복지협의체 위원장은 “동 복지협의체에서 주민들을 위해 색다른 사업을 마련했다”며 “활발한 연극 공동체 활동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창단 이후 단원들은 본격적인 연극 연습에 돌입한다. 첫째, 셋째 주 목요일마다 꿈의 무대에 오른다. 직장인도 퇴근 후 참여할 수 있도록 2개 반(오후반, 저녁반)으로 나눠서 운영키로 했다.
강사진이 화려하다. 최영환 교수를 포함해 고인배 전주대학교 영상예술학부 교수 등 6명이 돌아가면서 이들을 지도한다. 연습에 그치지 않고 매년 2회 이상 정기 공연도 개최한다.
구는 지난 6월부터 용산청소년수련관 강당 환경개선 공사를 시행했다. 좁은 무대를 넓히고 조명과 음향장치를 보강했다. 출연자 대기실을 설치하고 타일과 칠 공사도 마쳤다. 그곳에 ‘꿈의 무대’라는 이름을 붙였다. 공사비는 2016년 서울시 주민참여 예산 1억원에 구비 3천만원을 더했다.
성장현 구청장은 “꿈의 무대는 당초 청소년들이 댄스, 연극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꾸민 시설이지만 때마침 주민들의 마을극단으로도 쓰이게 됐다”며 “연극이 주민들의 삶에 스며들어 그들의 일상이 예술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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