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2일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티니위니’ 매각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일요신문] 박창식 기자 = 이랜드 ‘티니위니’가 1조원에 매각됐다.
이랜드그룹은 2일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티니위니를 중국 패션업체인 V.GRASS(브이그라스)에 한화 1조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티니위니는 1997년 한국에서 캐주얼 의류로 출발, 2004년 중국에 런칭된 고급 여성복 브랜드이다. 캐릭터 라이프 스타일을 모토로 성장전략을 펼쳐 2015년 매출 4218억원, 영업이익 1120억원, 단기순이익 823억원을 달성했다. 중국 내 주요 백화점과 쇼핑몰 등 1400개(직영매장 1300개) 이상의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매수자인 브이그라스는 1997년에 설립되어 2003년 법인으로 전환한 중국 패션업체이다. 난징에 본사를 두고 백화점 중심의 고급 여성복 2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매각 구조는 중국 현지에 설립한 티니위니 신설법인을 브이그라스에 지분 100%를 넘기는 방식이다. 이랜드월드 소유의 티니위니 글로벌 상표권과 중국 운영법인 소속의 트니위니 사업권을 매각하는 거래다. 양측은 연내 매장 이전 등 이전작업을 끝내고 매각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브이그라스사가 티니위니를 인수하게 된 이유는 티니위니의 백화점 내 브랜드 위상과 전국을 커버하는 유통망, 캐릭터 라이프 스타일 중심의 확장영역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이랜드그룹 재무총괄(CFO) 신동기 대표(좌), M&A 총괄담당 이규진 상무(우)
이랜드그룹 M&A 총괄담당 이규진 상무는 이번 티니위니 매각과 관련, “시장과의 약속을 지키면서도 향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선에서 최종 협상을 타결하게 됐다”며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딜을 이어갔다면 가치를 더욱 크게 인정 받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현재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속도를 위해 최종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매각 이후에도 브이그라스와 지속적인 파트너쉽을 이어나가 티니위니 사업의 시너지를 만들어 나가는데 합의했다. 이를 위해 이랜드는 매각한 신설법인에 지분 10%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규진 상무는 “이번 매각과 관련해 특이한 점은 신설법인에 이랜드도 지분 10%를 투자하는 것”이라며 “같은 시장에서 영업하는 양사가 경쟁자가 아니라 협력자로 서로간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랜드는 중국전역에 40여 개 패션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이중 매출 1000억원이 넘는 브랜드는 티니위니를 포함해 8개에 달한다. 뉴발란스는 올해 매출 5000억원을 바라보고 있고, 이랜드, 스코필드 등은 각각 4000억원, 2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다양한 패션 브랜드를 중국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랜드그룹 재무총괄(CFO) 신동기 대표는 “이랜드가 중국을 포함해 20여 개국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이랜드가 국가에 기여하고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지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신동기 대표는 그러면서 “티니위니 매각을 통해 중국 이랜드가 현지에서 어느 정도의 가치를 인정받는 지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최대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패션 사업에서 티니위니를 능가할 만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것은 물론 제2의 성장 엔진인 중국 내 유통사업에도 힘을 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티니위니 매각이 완료되면서 이랜드가 지난해 연말부터 선제적으로 진행해 온 그룹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이랜드는 이번 매각을 통해 그룹 부채비율이 200% 초반까지 낮춰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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