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일엔 오히려 ‘딱’
보통은 밤 11~12시 정도에 잠이 들어 새벽 6∼7시에 일어난다. 하지만 이보다 2시간 정도 빨리 자고, 일어나는 시간도 그만큼 빠른 아침형(종달새형)이 있는가 하면, 새벽 2~3시에 자서 오전 9~10시에 일어나는 저녁형(올빼미형)의 수면습관을 가진 경우도 있다.
아침형이냐 저녁형이냐의 여부는 유전적·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달라지게 된다. 심한 경우일수록 유전적인 원인이 큰 것으로 보는데, 저녁형보다는 아침형 인간이 더 많은 편이다.
하루를 활력 있게 보낼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해 주는 잠. 도대체 어떤 수면습관이 좋은 것일까. 아침잠이 많은 사람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들은 ‘성공하려면 아침잠을 줄여야 된다’ ‘집중력을 높여주는 아침시간을 낭비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에 자신도 모르게 위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침형과 저녁형의 직업 종류, 성공도를 비교한 결과 특별한 차이가 없었다는 학계 보고가 있는가 하면 저녁형 인간 중에도 성공한 인물은 많다.
차바이오메디컬센터 전세일 박사(73)는 “자신의 생체리듬에 맞춘 수면습관이 좋다. 아침형 인간이 성공한다고 해서 억지로 맞추려고 하면 몸이 스트레스를 받는다. 보통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은 올빼미형, 활동적인 일을 하는 경우에는 종달새형이 잘 맞는다”고 밝혔다.
전세일 박사의 경우, 오래 전부터 새벽 3시에 잠자리에 들어 아침 9시에 일어나는 수면습관을 유지하고 있다. 만약 밤에 못 자서 잠이 부족할 때는 다음날 5~15분 정도로 짧은 낮잠을 즐기는 것으로 피로를 풀어 준다. 이렇게 해도 흔한 비타민제 하나 먹지 않고 진료를 하면서 각종 회의 등의 바쁜 일정을 소화해내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저녁형이 건강을 해친다’는 것은 멜라토닌 호르몬과 관련이 있다. 면역력을 높여주는 멜라토닌 호르몬은 주위가 어둡고, 깊은 수면 단계에서 체온이 적당히 내려갈 때 많이 분비된다. 하지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면 이런 조건을 벗어나기 쉽다. 따라서 저녁형 수면습관인 사람은 두꺼운 커튼 등으로 새벽에 햇볕이 들지 않도록 해주면 좋다.
자신은 보통 또는 저녁형의 수면습관을 갖고 있다고 해도 회사 상황에 맞춰야 하는 것이 샐러리맨. 만약 일어나는 시간을 앞당겨야 한다면 낮에 적당히 피로할 정도의 운동이나 활동을 해서 일찍 자고,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은 갑자기 1~2시간을 앞당기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 30분 정도씩 며칠에 걸쳐 앞당기는 것이 효과적이다. 전날 잠이 부족해서 다음날 낮에 졸음이 쏟아질 때는 짧은 낮잠을 자면 머리가 맑아진다.
어떤 수면습관이든 대략 8시간 정도의 수면시간이 적당하다. 물론 개인차가 커서 4~5시간만 자도 기운이 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0시간을 자도 무기력한 사람도 분명히 있다. 수면의 질을 위해 수면 시간은 짝수 시간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2시간을 한 주기로 논렘수면과 깊은 잠 상태인 렘수면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