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안방극장 컴백작 ‘더 K-2’서 과감한 연기 변신
그런 윤아가 23일 방송을 시작하는 케이블채널 tvN의 드라마 <더 K2>로 다시 시청자를 찾는다. 명예회복과 더불어 이제는 당당하게 연기자로서 자신의 자리를 다지겠다는 생각이다. 사실 그동안 몇몇 드라마가 윤아를 상대로 캐스팅을 타진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윤아는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더는 실패할 수 없다는 생각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더 K2>는 심사숙고를 거듭하면서 3년 만에 잡은 기회다.
사진 출처 : <더 K2> 공식 페이스북
윤아가 주연을 맡은 <더 K2>는 방송가의 이목을 끄는 하반기 기대작이다. 대권 주자와 전쟁터를 누빈 용병, 이들이 벌이는 갈등과 사랑이 버무려진 이야기다. 드라마를 이끄는 주요 인물은 세상과 떨어져 살아가려는 대선 후보의 딸, 그녀의 보디가드로 채용된 용병, 그를 고용한 대권 주자의 아내까지 3명이다.
윤아는 주인공인 대선 후보의 딸을 연기한다. 단지 ‘로열 패밀리’라고 구분 짓기 어려운, 여러 상처로 둘러싸인 폐쇄적인 인물이다. 그동안 무대나 드라마에서 주로 밝고 경쾌한 모습을 보여준 윤아로서는 과감한 연기 변신까지 택한 셈이다.
<더 K2>의 제작 관계자는 “윤아는 알코올 중독으로 세상을 등진 엄마를 향한 상처를 품은 캐릭터”라며 “세상을 외면하면서도 가슴 속에 뜨거운 꿈을 가진 인물이다. 드라마를 이끄는 주역”이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드라마를 기획할 때부터 윤아를 섭외하기 위해 여러 공을 들였다. 이에 대해 처음에는 중국에서 소화해야 할 일정을 이유로 거절했던 윤아는 거듭되는 제작진의 요청에 마음을 바꿨다. 드라마가 가진 탄탄한 스토리도 윤아의 결정을 이끌었다.
사실 앞서 윤아가 안방극장에서 거둔 성적표는 초라한 수준이다. 지금까지 출연한 드라마는 총 4편. 그 가운데 성공한 드라마는 가수로 데뷔한 직후인 2008년 출연한 KBS 1TV 일일드라마 <너는 내 운명>이 유일하다. 이를 제외하고 주연으로 나선 미니시리즈 3편은 연이어 ‘참패’에 가까운 시청률에 그쳤다. 2009년 권상우와 함께한 MBC <신데렐라 맨>은 물론 2012년 장근석과 호흡을 맞춘 KBS 2TV <사랑비>, 2013년 이범수의 상대역으로 나선 KBS 2TV <총리와 나>까지 한 자릿수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위축될 수밖에 없는 윤아가 찾은 새로운 활로는 다름 아닌 중국이다. 국내 TV 드라마 출연을 멈춘 대신 중국으로 눈을 돌린 그는 어느 걸그룹 멤버도 해내지 못한 성과를 연이어 이뤄냈다. 윤아가 주인공을 맡아 올해 1월 중국 후난위성TV에서 방송한 60부작 드라마 <무신조자룡>은 현지에서 ‘신드롬’이라고 평가받을 만큼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는 물론이고 중국 내 텐센트, 아이치이 등 동영상 사이트에서까지 영상 조회수 1위를 휩쓸었다. 지금까지 현지에서 쌓은 누적 조회수가 100만 건이 넘는다.
<무신조자룡>의 인기는 윤아를 일약 한류스타로 만들었다. 8월 중국 엔터테인먼트 데이터 및 마케팅 전략 컨설팅업체 브이링크에이지(Vlinkage)가 발표한 ‘인기 아티스트 순위’에서 부동의 톱스타로 통한 송중기를 제치고 처음으로 정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연기자로서 현지 시장에 안착한 윤아의 영향력이 엿보이는 기록이다. 더욱이 중국에서 여자 스타가 성과를 내기는 송중기 김수현 이민호 등 남자 배우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윤아의 활약은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사진 출처 : <더 K2> 공식 페이스북
# 중국에서의 인기, 국내 안방까지?
윤아가 중국에서 얻은 성과가 국내 안방극장에 그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또 다시 냉정한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이라는 넓은 무대에서 경력을 쌓았다는 사실은 윤아를 향한 기대로 이어진다. <더 K2>의 제작진이 가진 기대도 비슷하다.
제작에 참여하는 한 관계자는 “그동안 시청자에게 익숙한 윤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소화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촬영에서 정적인 연기로 캐릭터를 매끄럽게 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 K2>에 모인 실력파 제작진은 윤아를 돋보이게 할 가능성이 크다. 드라마의 극본은 장혁린 작가가 쓴다. 지난해 주원과 김태희가 주연한 SBS 드라마 <용팔이>를 통해 범죄 액션장르를 성공으로 이끈 작가이다.
이에 더해 윤아의 드라마 속 상대역은 배우 송윤아와 지창욱이다. 윤아는 드라마에서 자신의 보디가드인 지창욱과는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나누고, 송윤아와는 묘한 긴장 관계를 맺는다.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최근 드라마에서 청춘 남녀의 멜로 못지않게 시청자의 관심을 끄는 관계가 동성 간에 보여주는 동지애”라며 “앞서 전도연과 나나가 함께했던 <굿와이프>의 성공 분위기가 <더 K2>를 더욱 주목받게 한다”고 밝혔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