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때려잡는 ‘보라색 킬러’ 땄다!
▲ 오는 9월 20일에는 전북 무주지역에서 ‘제3회 반딧골 산머루축제’가 열린다. 산머루따기 체험을 비롯 머루와인 담그기, 숙성된 머루와인 맛보기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사진제공=전북 무주 산머루작목반 | ||
미국의 시사주간지인 <타임>에서 10대 건강식품의 하나로 꼽힐 만큼 효능을 인정받고 있는 머루. 머루 속에 풍부한 여러 가지 성분으로 인해 강력한 항암작용을 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머루에는 항암효과가 있는 레스베라트롤을 비롯해 천연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 색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우선 폴리페놀 성분의 하나인 레스베라트롤은 포도의 5배에 해당하는 양이 들어 있다. 레스베라트롤은 항산화 작용을 하는 것은 물론 발암의 3단계인 개시, 촉진, 진행 단계를 모두 차단함으로써 강력한 항암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다시 말해 발암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유해한 성분의 독성을 줄여 유전자의 변형을 막아주고, 진행 단계로 접어들어 빠른 속도로 증식하는 비정상 세포는 자살을 촉진하는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증식을 억제하는 것이다.
실제로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대장암, 폐암 등을 포함한 많은 암세포에서 레스베라트롤은 세포 자살을 촉진하는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보고돼 있다.
또한 레스베라트롤은 혈액 내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뿐만 아니라 염증 치료, 신경 보호, 항바이러스 작용 등에도 필요한 성분이다. 때문에 혈압이 높은 사람이 레스베라트롤이 풍부한 식품을 가까이하면 혈압 관리에 도움을 주어 심혈관 질환의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
레스베라트롤을 보다 많이 섭취하려면 머루를 껍질과 씨째 먹는 게 좋다. 포도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어려울 때는 껍질과 씨앗을 통째로 갈아서 주스로 먹으면 좋고, 껍질과 씨를 넣어 만든 와인으로 마시는 것도 좋다. 지나치지 않는 선에서 마시면 적포도주처럼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참고로 레스베라트롤은 머루 외에 포도, 오디 등의 식품에도 모두 들어 있다.
특히 머루 껍질에 많은 안토시아닌 색소는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현대인의 건강을 지켜준다. 콜레스테롤로 손상된 조직을 보호하고 혈소판 응집을 막아 혈관을 탄력 있는 상태로 유지시켜 준다. 또한 혈관에 쌓인 노폐물의 배설을 도와 혈액을 묽게 만든다.
머루에는 인체의 골격 형성과 발달에 필수적인 칼슘도 풍부하다. 다른 포도과 식물들과 적게는 4배, 많게는 6배 정도 많은 칼슘을 가지고 있다. 칼슘은 특히 머루의 씨 부분에 가장 많다.
예를 들어 상처가 났다면 혈액이 응고되는 반응에 필수적이고, 신경 자극으로 인해 수축된 근육을 풀어주기도 한다. 이밖에도 지방산이 대장을 자극하는 것을 막고, 이 지방산을 몸 밖으로 빨리 배설시켜 고혈압, 대장암 등의 위험을 낮춘다.
비타민 중에서는 비타민 C의 함량이 높은 편이다. 비타민 C는 피부를 젊게 유지하는 데 필요한 콜라겐 섬유를 체내에서 합성할 때 필요한 성분 중 하나. 상처가 회복되는 시기에도 콜라겐이 없으면 안 된다. 이런 이유에서 깨끗하고 탄력이 있는 피부를 만들고 싶다면 머루처럼 비타민 C가 풍부한 식품을 자주 먹어야 한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C의 소염작용으로 인해 천식, 만성 기관지염 등을 개선시키는 효능도 있다고 한다.
머루에는 많은 사람들이 적게 섭취하고 있는 섬유질 또한 풍부하다.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은 혈당이 빨리 상승하는 것을 막아 당뇨병이나 신장병 등이 있을 때 적당량을 섭취하면 좋다.
또 다이어트나 변비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 위장에서 통과되는 시간을 지연시켜 적은 양을 먹어도 포만감이 오고, 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변이 정체되지 않는다.
머루는 껍질과 씨까지 먹어야 한다. 껍질에는 검붉은 색을 내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가장 많이 들어 있고, 씨에는 칼슘이 많으므로 깨끗이 씻어서 모두 먹는 것이 좋다. 식초나 숯가루, 베이킹소다 등을 푼 물에 담갔다가 잘 헹군 다음에 먹도록 한다.
머루는 생과일로 먹는 포도와 달리 보통 주스나 주스를 발효시킨 머루와인으로 많이 마신다. 과육의 크기가 작아서 포도처럼 한 알, 한 알 먹으려면 사실 번거롭다. 와인을 만들 때는 레드와인처럼 머루의 껍질, 씨를 모두 함께 이용해야 레스베라트롤을 보다 많이 섭취할 수 있다.
여러 단계의 여과 과정과 오랜 기간의 저온숙성을 거치는 국산 머루와인이 외국의 포도주보다 효능이 좋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예를 들어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폴리페놀 성분이 포도주보다도 많다고 한다.
아니면 머루잼을 만들어 먹는 방법도 있다. 당도가 높고 펙틴 성분이 많아서 잼의 재료로도 적합하다.
질병을 치료하는 데 머루를 쓰기도 한다. 실제로 머루의 뿌리는 한약재로 쓰이고 잎의 경우에는 민간요법에서 구토, 설사, 동상, 빈혈 등에 사용된다. 예를 들어 밥맛이 없고 갈증이 자주 나는 경우에는 머루를 달여서 꾸준히 마시면 효과가 있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부산대 식품영양학과 박건영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