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 “국가원수 국민격려 차원” 김영란법 적용 안 돼
박근혜 대통령의 추석 선물이 연신 화제다. 이번엔 김영란법 적용을 두고 관심을 모았다.일요신문DB
[일요신문] 박근혜 대통령의 추석 선물세트를 두고 여야 정치권은 물론 사회적 파장이 커진 가운데 이번엔 김영란법을 추진한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박 대통령의 추석 선물에 대해 해명을 내놓아 배경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8일 저녁 해명자료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추석 선물은 김영란법 시행을 떠나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이 공직자등에게 주는 선물은 국가 원수로서 일반국민과 같이 위로･격려 등의 차원에서 일률적으로 제공되는 점, 공직자등의 입장에서도 대통령이 주는 선물로 인하여 직무의 공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사회통념에 비추어 충분히 용인될 수 있는 행위로 청탁금지법 제8조제3항제8호의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 등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한 언론은 박근혜 대통령의 추석 명절 선물세트를 소개하며, 장흥 육포, 여주 햅쌀, 경산 대추가 들어있는 추석 선물을 각계 주요 인사와 국가유공자 소외 계층 등 9000여명에게 보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선물가격 6~7만원대를 언급하며, 이달 말 시행될 김영란법을 적용하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제8조에 따라 공직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한 선물 가액 5만원이 넘는 금품을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민권익위원회도 대통령 명절 선물도 예외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에 권익위가 발빠르게 해명에 나선 것인데 앞으로 시행될 김영란법의 경우 해명대로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행위 등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추석 선물 논란이 김영란법 시행 전인 시기를 떠나 향 후 선물 품목에 이어 가격 기준까지 고려해야 하는 수고만 가져온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의 추석 선물 논란은 조응천 더민주 의원에게 실수로 배송되지 않은 것으로 끝나는 듯 했지만, 청와대가 이를 알고도 재배송을 취소한 것이 알려져 또 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조 의원은 박 대통령이 자신에게 서운한(?) 정이 있어 자신만 빼고 선물을 보내지 않은 것 같다는 취지의 글을 본인의 SNS에 남겼다. 이로 인해 과거 유승민 의원의 부친 장례식장에 화환을 보내지 않은 박 대통령이 또 다시 통합을 무시하고 옹졸한 처사를 보인 것이라는 비난이 있었다. 이래저래 박근혜 대통령의 추석 선물이 조명 받은 이번 명절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