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인’ 남편 다시 봅시다
수면무호흡증후군(SAS=Sleep Apnea Syndrome)은 말 그대로 수면 중 무호흡 상태에 이르는 병을 말한다. 10초 이상 호흡이 정지되고, 이 상태가 1시간에 5회 이상, 7시간 수면을 취한다고 했을 때 30회 이상 일어나면 SAS라고 진단 내려진다.
지난 10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일본수면학회에서 교토대학 호흡관리수면학 연구팀의 SAS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실험은 샐러리맨 남성 275명을 대상으로 체중, 지방도, 수면 시 호흡이 멈추는 횟수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샐러리맨 5명 중 1명꼴인 58명이 치료가 필요한 수준의 수면무호흡증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58명 중 23명이 대사증후군(심혈관 질환과 제2형 당뇨병 위험요인들이 서로 군집을 이루는 현상)에 해당됐다. 즉 비만인 사람이 수면무호흡증을 일으키기 쉽다는 것이다. 또한 안면구조상 기도가 좁은 사람도 SAS가 일어나기 쉽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째서 호흡이 멈추는 것일까. SAS에 정통한 무라다 아키라 의사는 “혀는 근육으로 이뤄져 있어, 잘 땐 긴장이 풀리면서 혀의 뿌리부분이 기도를 좁힌다. 그래서 코골이가 생기고, 혀가 기도를 완전히 막으면 무호흡 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목 주위에 지방이 많은 사람은 그만큼 기도가 좁기 때문에 SAS가 되기도 쉬운 것이다.
SAS가 위험한 것은 죽음에 이르는 병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호흡이 멈춰 저산소상태가 되면 심장이 보다 많은 산소를 옮기려 하게되고 결국 부담이 가서 협심증, 발작, 부정맥이 일어날 수 있다. 또 무호흡 상태에서는 호흡을 재개시키기 위해 뇌가 깨어있기 때문에 교감신경이 긴장상태가 계속돼 혈압상승이나 동맥경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
SAS는 잠들어 있는 사이에 일어나 자신이 병을 인지하고 치료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가족의 도움이다. 일본 수면학회인정의원인 마스타니호흡기 크리닉 원장은 “크…크억, 칵처럼 뭔가 걸려있는 듯 심하게 코를 고는 사람들일수록 주의가 필요하다. 기도가 막히면 호흡이 편안한 위치를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몸부림이 심해지는 것도 특징”이라고 했다. 또 “SAS 환자는 수면 중에도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땀을 흘리는 경우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조금 코를 고는 것으로 SAS라 확정내릴 수도 없고, 코골이가 심하지 않다고 100% 안심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일상생활 중 간단한 습관을 통해 예방할 필요가 있다. 우선 높은 베개는 기도를 막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취침 방향은 정면을 향해 똑바로 눕는 것보다는 옆으로 눕는 것이 편안한 호흡에 도움이 된다. 취침 전 술을 마시는 것은 목 주위 근육의 긴장을 풀어 혀가 밑으로 내려가게 되고 기도를 막는 원인이 된다. 수면제도 근육 이완작용을 유발하는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에 자주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김지혜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수면무호흡증후군 징후 체크리스트
아래의 체크리스트로 확인한 뒤, 4개 이상에 해당되는 사람은 전문기관에 상담을 받아보도록 하자. ''
▲최근 체중이 늘었다.
▲부인이나 가족으로부터 코골이가 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운전할 때나 업무 중 자주 졸리다.
▲자다가 화장실이 가고 싶어 일어나는 일이 많다.
▲최근 집중력이 저하됐다.
▲아침에 두통으로 고통스러운 일이 많다.
▲고혈압이 있다.
▲당뇨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