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산업은행-MB정권 의혹 수사로 이어지나
‘강만수 구속영장 청구’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에 압력을 넣어 바이오 업체 B사 등에 특혜성 투자를 하도록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이 지난19일 오전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검찰조사를 받기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일요신문] “조국 위해 일했는데”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71)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과 관련 억대 뇌물혐의를 받는 강 전 행장에게 이같이 조치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이명박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과 산업은행장을 역임한 강 전 행장에 대한 수사가 MB정권과 대우조선해양, 산업은행과의 커넥션 의혹에 대한 수사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행장을 한성기업과 대우조선해양 등과 관련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배임, 제3자 뇌물수수 등 혐의를 적용했다.
강 전 행장은 기획재정부 장관에 오른 2008년 이후 고교 동창인 임우근 회장이 경영하는 한성기업 측으로부터 억대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공직인 기재부 장관(2008∼2009년)과 산업은행장(2011∼2013년) 재직 시기에 금품을 받은 것에 뇌물수수 혐의를, 민간인 시절 금품수수 행위에는 알선수재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특히, 검찰은 산업은행이 2011년 한성기업에 총 240억원대 특혜성 대출을 해 준 과정에서 강 전 행장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한, 강 전 행장은 산은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이 자신의 지인 업체에 거액을 투자하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와 대우조선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종친 강 아무개 씨의 중소건설사에 50억여 원의 일감을 주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밖에 한 주류수입업체의 관세분쟁에도 개입해 부당이득을 챙기도록 도운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도 있다.
‘MB실세 강만수 구속영장’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과 이명박 전 대통령.출처=연합뉴스
한편, 검찰은 강 전 행장이 오랜 기간 공직 생활을 해오면서 경제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더 많은 로비 의혹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MB정권의 경제 주요 요직에 있었던 강 전 행장을 통해 MB정권에 대한 전반적인 수사로 이러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부실 경영의 책임을 두고 전현 정권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