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철씨는 두 시간여 동안의 인터뷰가 짧다고 여겼는지 시종 진지한 자세로 거침없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 ||
“과거 군사정권 때는 도ㆍ감청 등과 공작정치가 난무했었다. 하지만 아버님은 이런 구태를 버리고 정보기관을 개혁하기 위해 대학 교수출신인 김덕씨를 안기부장(현 국정원장)으로 임명했다. 과거 관행에 젖어 있던 사람들은 몰라도 위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본다.
나의 경우도 도청의 희생자다. 우리집 도청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고 우리도 수상한 생각이 들어 한 민간회사에 의뢰해 도청탐지기를 설치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며칠 뒤 그 회사 관계자가 찾아와서 ‘이 집은 24시간 도청 신호가 감지돼 기계에 과부하가 걸렸다. 이렇게 해서는 도저히 탐지기를 운용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탐지기를 떼내가 버렸다. 이것만 보아도 도청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있었는지 알 수 있지 않은가.”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