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어려울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고 오빠(이승엽)랑 함께 살 수 있다는 사실에 다른 걱정할 틈이 없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결혼은 사랑하는 남자와의 결합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더 큰 책임과 역할과 노력을 필요로 했다.
오빠는 식사할 때 꼭 사이다를 마시면서 밥을 먹는다. 원래 탄산음료를 마시지 못했던 난 오빠의 그런 식사 습관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더 많이 마신다. 오빠를 이해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 지난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함께 참석한 이승엽-이송 정 커플.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오빠는 고집이 세다. 평상시엔 집안 일도 잘 거들어주고 가사 분담을 마다하지 않는데 이상하게 한 번 고집을 피우면 쉽게 싸우게 된다. 자존심을 걸고 며칠 동안 말 안하고 버티다가 우연히 얼굴이 마주치는 상황이 벌어지면 피식 웃음이 나오고 그렇게 해서 풀렸던 일이 자주 있었다.
오빠의 단점이라면 운동하면서 생기는 고민이나 문제들을 쉽게 털어놓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가 괜한 걱정할까봐 배려하는 것이겠지만 가끔은 섭섭할 때가 있다.
‘국민타자’ 이승엽. 내 남편의 자랑스런 타이틀이지만 집에서의 이승엽은 정말 너무나 평범한 남편이자 때론 귀여운 동반자이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