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버티기 정부 오명 우려도···해임건의 불수용 첫 사례
박근혜 대통령이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을 불수용하고 정면돌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박근혜 대통령과 김재수 장관”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장관 임명장수여식에서 신임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일요신문] 박근혜 대통령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24일 국회가 야당주도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통과한 것에 대해, “해임건의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애초 정부는 이번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 통과가 야당의 부당한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불수용을 방침으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장관 직무 수행 중에 과실이 있거나 역량 부족이 입증되면 해임건의를 받아 물러나게 할 수 있겠지만, 이제 직무를 시작하려는 김 장관을 해임하라는 것은 정치공세이자 해임건의안의 남용이라는 입장이다.
이어 “거대 야당이 숫자의 우위를 내세워 횡포성 해임건의안을 처리했고, 이것을 정부가 수용하면 앞으로 어느 장관이 제대로 일할 수 있겠는가”라며 “국정 마비로 갈 우려가 있기 때문에 부당한 해임건의는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재수 장관이 후보자인사청문회에 참석한 모습.일요신문DB
야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인사청문회 전후로 지적된 장관 자질 의심사항 등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인사청문회와 해임건의안은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들의 적법한 민주절차인 만큼 수용해야 하는 것이 맞다. 이번에도 박 대통령 뜻대로 결정한다면, 불통 버티기 정부란 오명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박근혜 대통령과 야당간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박 대통령은 야당의 공세의 공세를 정면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재수 장관 등 장ㆍ차관 80여명과 함께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예정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헌 국회 이후 20대 국회까지 국무위원 해임 건의안은 총 80건 제출됐다. 실제로 의결된 건 5차례로 일단 의결된 이상은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행 헌법(1987년 개정)에서 해임 건의안 가결에 따른 강제 해임 규정이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개정 뒤 두 차례의 해임건의안 의결에 모두 스스로 자리를 물러났다. 만약 김 장관이 스스로 자리를 물러나거나 박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해임건의안 가결 후 ‘장관 퇴진’ 불수용 첫 사례가 된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