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정대철 대표 | ||
다음은 채부장과의 일문일답.
-경성그룹 사건에 이어 5년 만에 정대철 대표 사건을 다시 맡았는데.
▲개인적으로 사감은 전혀 없다. 정 대표가 정치입문 이후 연루된 두 건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을 내가 모두 맡았으니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믿기지 않는 측면도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
-정 대표 측근들은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채 부장이 `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정 대표를 잡으려 한다는 게 그쪽 논리인 것 같다. 정대표가 관련된 경성그룹 사건으로 인사 불이익을 당한 것은 사실 아니냐.
▲경성그룹 사건 때문에 곤욕을 치른 적은 있지만 정대표와는 직접 관계 없는 일이다. 내가 주임검사로 수사할 당시 정 대표의 뇌물수수 건은 이미 확인과정을 거쳐 수사 기록에도 남겼다. 내가 인사조치된 것은 경성그룹 수사 과정에 연루된 ‘정치인 리스트’ 때문이며 정 대표와는 직접 관계가 없다.
-경성그룹 사건은 결국 재수사를 거치면서 정·관계 인사 10여명이 추가 구속돼 ‘부실수사’ 논란을 낳았다. 당시 1차 수사 과정에는 이같은 사실을 밝혀내지 못한 이유는 뭔가. 당시 검찰 수뇌부가 축소수사를 지시했다는 소문도 많았는데.
▲전혀 사실과 다르다. 경성그룹 사건은 한국부동산신탁의 특혜대출이 본안 사건이다. 비록 재수사 과정에 이기택 전 의원과 김우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의 뇌물수수 혐의가 추가로 확인됐지만 이는 본안 사건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다. 쉽게 말하면 그때 구속된 정치인들은 경성그룹-한부신의 결탁 의혹과 직접 관련성이 없는 ‘곁가지 사건’ 때문에 구속된 거다.
-깔끔한 수사는 아니지 않았나.
▲당시엔 최선을 다했다. 경성그룹 특혜대출 과정에 연루된 정치인들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광범위한 수사를 했으나 혐의 입증이 안됐다. 오죽했으면 재수사 결정이 난 뒤 수사팀과 폭탄주를 돌리면서 내가 울분을 토했겠나.
당시 술자리에서 ‘경성그룹 특혜대출 과정에 돈을 받은 정치인이 나오면 사표를 쓰겠다’고 공언했다. 그 후 인사발령을 받고 형사부에 근무했는데 이기택씨를 비롯한 정치인들의 수뢰혐의가 나오길래 은근히 걱정이 되더라.
당시 수사팀에 몰래 전화를 해 봤더니 `한부신의 특혜대출로 돈을 받은 것은 한 건도 없으니 걱정 말라’고 얘기하더라. 내가 사표를 내지 않은 것도 본안 사건과 관련해 돈을 받은 정치인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