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서울지검에 출두한 정대철 민주당 대 표. 임준선 기자 | ||
그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과 수시로 그를 면회하고 있는 계약자협의회 등 주변 사람들은 여전히 윤 회장에 대해 “참 알다가도 모를 돈키호테같은 사람”이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과연 구치소 안의 윤씨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굿모닝시티 분양비리 사건’이 터진 지 50여일 지나면서 이 사건은 결국 정관계 인사들이 연루된 ‘게이트’로 비화되고 말았다.
지난 7월1일, 서울지검 특수2부(채동욱 부장)가 윤창렬 대표를 회사자금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할 당시까지만 해도 이 사건은 그저 ‘단순한’ 분양비리 사건으로 보였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 사건은 정·관계 인사들이 얽히고 설킨 ‘복잡한’ 게이트 사건으로 확대됐다.
윤 회장이 단순한 경제사범이 아니라는 사실은 그가 구속된 지 불과 나흘 만에 권해옥 대한주택공사 전 사장 및 한기호 전 총무이사, 박종원 (주)한양 사장이 줄줄이 구속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검찰은 지난달 31일에 윤 회장으로부터 사업승인 및 건축심의 등과 관련된 청탁과 함께 1천여만원을 받은 탁병오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특가법상 알선수뢰 혐의로 구속했으며, 제2금융권으로부터 수십억원을 대출받도록 알선해주고 윤 회장으로부터 4억5천여원만원을 받은 혐의로 김영렬 전 서울경제신문 사장의 부인인 윤미자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의 초미의 관심사는 윤창렬 회장이 정치인 누구에게 로비 자금을 얼마나 뿌렸느냐는 점이다. 현재까지 윤 대표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 정치인은 대략 5명 정도. 민주당 강운태·허운나·조배숙 의원과 함께 김한길 전 의원 등 4명은 윤 대표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으나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문제는 굿모닝시티 윤창렬 대표로부터 4억2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5일 검찰 조사를 받은 민주당 정대철 대표와 같은 사례가 더 있을 것이라는 점. 당시 정 대표는 6시간여 동안의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윤창렬 대표로부터) 어떤 청탁도 받은 적이 없는 대가성 없는 순수한 정치자금”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하지만 정 대표의 진술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순수한 정치자금’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정 대표가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한 뒤 채동욱 특수2부장은 기자 브리핑을 통해 “오늘 정 대표의 진술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입장은 아무 것도 바뀐 것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앞으로 정 대표 외의 또다른 정치인 로비 의혹에 수사를 강화한다는 방침. 이런 시점에 윤 회장이 스스로 로비 대상자 명단을 작성했다는 얘기는 상당한 파장을 예상케 한다. 검찰 일각에서는 이미 윤 회장의 진술을 확보한 채 적당한 시기만 노리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검찰은 “앞으로 한달 내지 한달 보름 정도 수사 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 배경에는 새로운 ‘윤창렬 리스트’의 존재가 도사리고 있는 듯하다. 여기에 특혜 분양 의혹에 대한 수사도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따라서 ‘굿모닝게이트’의 전모가 밝혀지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검찰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