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정치권에서는 서정우 변호사가 ‘이회창의 장세동’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전 후보가 15일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며 검찰에 자진출두를 했으나, 과연 검찰이 이 전 후보를 구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는 것.
이 전 후보를 구속할 경우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책임론도 강하게 들고 나올 것이 자명하고 그렇다면 향후 정국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들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결국은 이 전 후보의 최측근으로 자리잡은 서 변호사가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다면 과연 서 변호사는 단지 희생양에 불과한 것일까.
현재 한나라당의 대선 자금 모금책으로 활약한 인물로 압축되는 최돈웅 의원과 서 변호사에 대해 현재 검찰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확연한 차이를 느끼게 한다.
“같은 모금책 역할을 했다고 죄질이 다 같은 것은 아니다”라는 검찰측의 말은 의미심장함을 느끼게 한다. 서 변호사가 검찰에서 진술한 대로 지난 대선 당시 기업측에서 실제로 “정치인(의원)에게 주는 것보다 서 변호사에게 직접 주는 것이 더 믿을 만하다”고 한 것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 대선자금 상당액에 대해 정치권에서 ‘배달사고’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서 변호사의 한 측근 법조인은 “그는 변호사 활동을 통해 상당한 재산도 벌어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알기로는 자신의 돈을 털어서 이 전 후보를 도왔을망정, 비자금에 자신이 손댈 만큼 절박하지도 않고, 그럴 요령도 없는 양반으로 안다”고 밝혔다.
최근의 정황을 종합해보면 서 변호사는 이미 LG 등 대기업 임원들의 검찰 소환이 이뤄지던 11월부터 어느 정도 지금의 상황을 예측한 것으로 보인다. 11월 말∼12월 초에는 실제 그의 자택을 검찰 수사관이 방문하기도 했다는 것.
하지만 이때는 서 변호사가 일절 연락을 끊고 사무실 출근도 않은 채 검찰 소환에 대비해 준비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12월 초 LG의 한 인사로부터 “검찰의 자세가 워낙 강경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을 전해듣고는 구속을 직감했다는 후문이다. 이때부터 이 전 후보를 비롯한 측근들과 전략 회의에 들어갔으리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실제 8일 검찰 체포 직전 이 전 총재를 만난 것으로 확인되고 있기도 하다.
당초 묵비권을 행사하던 서 변호사가 소환 사흘 만인 지난 11일 대선자금 수수 사실을 털어놓은 것에 대해서도 이 전 후보측의 입장정리가 끝났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전 후보가 지난 15일 스스로 대국민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검찰에 나선 것 역시 측근의 ‘고해성사’에 대해 보스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수순의 뉘앙스가 풍긴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부국팀쪽을 의심하는 눈길도 있다. 지난 대선 당시 회원수만 35만 명에 육박하는 거대 조직을 운영하는 데 상당한 돈이 필요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돈의 일부가 부국팀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부국팀은 이 전 후보의 대표적인 개인 사조직이지만 한나라당 입당은 꺼려했던 엘리트 전문가 집단으로 알려져 왔다. 서 변호사가 부국팀 부회장과 대선캠프 고문을 동시에 맡았던 점도 이런 의혹에 한몫을 하고 있다.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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