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 ||
“안타까운 정도가 아니었다. 가서 막 울고 왔다. 박 전 실장이 ‘내가 예순세 살이야. 나 이제 장님 되면 어떡해’ 그러더라. 나는 평소에 박 전 실장과 말을 놓고 지내와서 나하고 비슷한 나이(59)인 줄 알았는데 예순세 살이라고 하더라. 박 전 실장이 예순 세 살인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박 전 실장에게는 딸이 둘 있다. 그런데 평소에 너무 예뻐 했다. 사진 가지고 다니면서 매일 자랑하고 다녔다. 그런데 ‘아직 딸이 시집도 못 갔는데 내가 어떡하면 좋으냐. 장님 되면 어떻게 하느냐’고 하면서 울먹이더라. 나도 한참을 울다가 왔다.
너무 안됐더라. 누가 뭐래도 나하고는 정치적으로 많이 엇갈렸지만. 그래도 박 전 실장은 부지런하고 또 유능한 사람이었다. 누군가 찾아와서 못 만나고 그냥 가면 꼭 전화해주고. 연차가 낮은 기자가 와서 부탁을 해도 그것 들어주려고 전화 일일이 하고 그랬다. 그런 사람 요새 어디 있나. 요즘은 그런 일 아무도 안한다.”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