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퇴직자 단체 ‘전우회’ 출자 회사에 5년간 4901억 원 일감 줘
한국전력
[일요신문] “우리가 남이가” 한국전력공사가 퇴직자단체에게 여전히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한전은 공정위의 시정명령 등 수차례 지적에도 이 같은 조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이찬열 의원에 따르면, 한전은 배전업무 아웃소싱 기본계획에 따라 전력계량 설비 정기시험용역(고객 전력계량설비의 정상 작동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중 일부를 수의계약으로 한전 퇴직자단체인 ‘전우회’가 출자한 A사에 위탁했다. 지난 2011년부터 올해 8월까지 해당 사업을 포함하여 A사와의 계약 금액은 무려 4901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한전은 A사 외에는 위 용역을 적절하게 수행할 수 있는 업체가 없다는 이유로 2012년까지는 위탁대상 물량 전체를, 2013년과 2014년에는 위탁대상 물량의 95%와 90%를 수의계약방식으로 A사에 위탁해왔다. 하지만 지난 2015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수의계약을 통해 퇴직자단체 A사를 부당지원하지 않도록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에 한전은 위탁 대상 물량 전체를 경쟁 입찰에 부치는 등 계약방법을 변경했다. 위탁대상물량 중 85%는 통합 발주하되 협상에 의한 계약방식(제안서 80점+입찰가격20점)으로 낙찰자를 선정하고, 15%는 2개 본부별로 발주하되 적격심사방식(수행능력 70점+입찰가격30점)으로 낙찰자를 선정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을 택할 경우 A사외에는 해당 용역을 대규모로 수행한 경험이 있는 업체가 없는 점을 고려할 때 다른 업체가 낙찰 받을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는 지적이다.
이찬열 의원은 “퇴직자단체가 독점해왔던 계약을 경쟁 입찰로 전환하면서도 사실상 퇴직자단체에 유리하도록 계약방식을 선정함에 따라 특혜 우려가 여전하다. 문제가 된 사업 외에도 특정 퇴직자단체와의 계약이 너무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탁대상물량을 세분화함과 아울러 발주한 후 1개 업체의 낙찰한도를 제한시킴으로써 독과점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