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대통령 돼선 안 돼”
트럼프 “오래전 사적인 대화 유출···힐러리 남편 빌 클린턴에 못 미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애리조나주 프레스컷밸리에서 유세하고 있는 모습.(워싱턴 AP=연합뉴스)
[일요신문]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음담패설이 담긴 녹음파일이 얼마 남지 않은 대선에서 큰 변수로 확전될 조짐이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는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선 안된다”며, 맹비난에 나섰다. 트럼프는 오래전 사적인 대화로 개인적 농담일 뿐이라고 해명하고, 좀처럼 하지 않던 사과까지 내놓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7일(현지시간) 트럼프와 미 연예매체 ‘액세스 할리우드’의 빌리 부시가 과거 버스 안에서 나눈 외설적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 녹음파일은 트럼프가 2005년 1월 지금의 부인인 멜라니아와 결혼하기 몇 개월 후인 그해 10월 녹음된 것으로 추정되며, 당시 59세인 트럼프는 방송출연을 위해 녹화장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녹음파일에서 트럼프는 과거 유부녀를 유혹하려 한 경험담 등 음담패설을 늘어놓는다. 특히 여성의 신체 부위를 저속한 표현으로 노골적으로 언급하며, “그녀한테 접근했는데 실패했다”, “XX하려고, 그녀는 결혼한 상태였다“고 말한다.
사진은 이날 뉴욕의 트럼프 타워에서 열린 한 노조단체 임원들과의 만남에서의 모습.(뉴욕 AP=연합뉴스)
또 트럼프와 부시는 녹화장에 도착할 무렵 마중 나와 있던 여배우 아리안 저커를 목격한 후 음담패설을 이어가며, “와! 혹시 키스를 시작하게 될지도 모를 경우에 대비해 (입냄새 제거용 사탕인) ‘틱택’을 좀 써야겠다. 나는 자동으로 미인한테 끌린다. 그냥 바로 키스를 하게 된다. 기다릴 수가 없다”고 말한다.
이어 “당신이 스타면 그들(미녀)은 뭐든지 하게 허용한다”, ”XX를 움켜쥐고, 어떤 것도 할 수 있다“고 자랑한다.
이번 음담패설 녹음파일 폭로는 물의를 넘어 파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가 앞서 여성비하 발언을 일삼아 왔기 때문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트럼프는 “탈의실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그런 농담이고 오래전에 있었던 사적이 대화다. (힐러리의 남편인) 빌 클린턴은 골프장에서 내게 훨씬 심한 말도 했고, 나는 거기에 미치지도 못한다”면서 “다만 누군가 상처받았다면 사과한다”고 밝혔다.
좀처럼 자신의 막말에 대해 사과하지 않던 트럼프 역시 대선판에 미칠 파장을 의식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과 여성비하 등 막말을 이어오던 트럼프가 음담패설 녹음파일 폭로 파문으로 막말을 멈출지 남은 미국 대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