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계vs호남파 벌써부터 ‘으르렁’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포스트 박지원’ 체제는 신임 당대표 선출을 관리할 2개월짜리 비대위다. 국민의당 차기 당대표는 올해 말 결정된다. 10월 28일로 예정된 비대위 인선보다 제3 지대 정계개편의 키인 국민의당 차기 당대표 구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특히 국민의당 차기 당대표는 제3 지대 정계개편을 비롯해 ‘독자노선이냐, 야권 후보단일화냐’의 갈림길에서 당의 생명 연장을 꾀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다.
차기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1순위는 ‘박 위원장’(4선·전남 목포)이다. ‘정치 9단’이자 야권 킹메이커라는 닉네임처럼 지략대결에 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내년 대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과의 호남 맹주 쟁탈전이 불가피,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박 위원장의 ‘역할론’이 필요하다는 논리도 설득력을 얻는다.
당의 한 관계자는 “박 위원장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도 있겠지만, 당 비상 상황에서 정상궤도에 올려놓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박 위원장 대항마로는 전북 맹주인 정동영 의원(4선·전북 전주병), 조배숙 의원(4선·전북 익산을) 등이 꼽힌다. 다만 정 의원은 차기 대선, 조 의원은 후임 비대위원장 쪽으로 쏠린 것으로 알려져 방향을 틀 가능성도 있다.
김한길계에선 주승용 의원(4선·전남 여수을)이 거론되지만, 자의반 타의반 ‘비대위원장’과 ‘차기 원내대표’ 등에도 물망이 올라있다.
호남파 중에서는 김동철 의원(4선·광주 광산갑)과 유성엽 의원(3선·전북 정읍고창) 등도 거론된다. 유 의원은 10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 전 상임 공동대표 등을 겨냥, “국민성장이네, 공정성장이네, 동반성장이니 다 한가한 소리”이라고 비판한 데 이어 10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서는 “(안 전 대표가 대선주자인지)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 측 내부에서는 “공개적인 비판은 옳지 않다”며 방어전선을 폈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안철수계와 호남파 간 전쟁이 시작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안철수계에선 초선의 이상돈 의원(비례대표)과 원외인 김영환 사무총장과 문병호 전략기획본부장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포스트 박지원’ 체제도 관심사다. 관리형 비대위에 불과하지만, 연말정국에서 당 대 당 협상 등 중책도 적지 않아 복수의 의원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1순위는 그간 ‘포스트 박지원 체제’ 때마다 거론된 조배숙 의원이다.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주승용 의원과 초선의 신용현·이상돈 의원(이상 비례대표) 등도 잠재적 후보군이다.
일각에선 외부 영입을 통한 깜짝 인사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그간 국민의당이 영입 인물난을 겪었던 만큼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후임 비대위원장과 차기 당 대표 선거에 미칠 안 전 대표의 영향력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