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 ||
최근 주총 시즌을 맞아 롯데그룹 계열사에 몇 가지 작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주력사의 하나인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의 장남인 신동주씨를 새 등기이사로 뽑았다.
또 롯데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현금유동성이 풍부한 것으로 꼽히는 롯데건설은 신동주씨의 롯데쇼핑 지분 2% 정도를 3백60억원에 매입해줬다. 그 결과 롯데쇼핑에서 신격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명실상부한 1대주주로 올라섰다.
그 전에는 신동주씨가 21.73%, 신동빈 부회장이 21.74%를 보유해 두 사람이 공동 최대주주였다. 이 ‘균형’이 신동주씨가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깨진 것이다. 이는 롯데쇼핑이 롯데그룹의 간판 계열사라는 점에서 후계 구도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재계에선 신동주씨가 지분매각과 동시에 롯데칠성 등기이사로 국내 무대에 데뷔한 것도 예사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 그동안 일본 롯데는 신 회장의 장남인 동주씨가, 한국 롯데는 차남인 신동빈 부회장이 맡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동주씨의 롯데칠성 이사 등재로 그간의 후계구도가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어쨌든 이번 동주씨의 이사 등재를 계기로 롯데그룹의 2세간 계열사 나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여타 그룹의 경우 대주주가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는 경우 그 돈의 용처가 대부분 다른 계열사 지분 매입 등 공식적인 부분에 사용됐기 때문이다. 동주씨가 이번에 롯데쇼핑 지분 매각으로 얻게 된 3백60억원의 현금으로 어느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는 가에 따라 롯데그룹 후계 구도가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롯데쪽에선 그룹 후계구도에 대해서 말을 아끼고 있다. 신 회장이 팔순이 넘은 고령에도 여전히 정력적으로 활동하고 있고 신 회장이 공식적으로 언급하기 이전에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제 신 회장의 최종 결재에 재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