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의원(왼쪽), 정형근 의원 | ||
남북정상회담 대가 대북 4억달러 비밀 지원설과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 로비의혹 등 굵직한 폭로를 터뜨린 한나라당 4인방은 모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다. 이들은 정무위의 금감위, 금감원 국정감사장에서 연일 정부여당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정형근 의원은 국정원에서 입수했다는 도청자료를 공개,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 로비에 청와대 박지원 비서실장은 물론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와 한화갑 대표 등이 개입됐다고 폭로했다.
엄호성 의원은 현대상선이 남북정상회담 직전인 2000년 5월 산업은행으로부터 4천9백억원을 대출받아 동남아 국제은행을 통해 북한에 보냈다는 이른바 대북 4억달러 비밀지원설을 제기해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김문수 의원은 현대상선이 신청도 하지 않은 대출을 산업은행이 일방적으로 해줬으며 이를 북한에 송금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성헌 의원은 4억달러와는 별도로 현대건설이 1억5천만달러를 북한에 송금했다며 관련자료를 공개했다.
▲ 엄호성 의원(왼쪽), 이성헌 의원 | ||
정형근 의원은 26일 금감위 국정감사에서 도청자료 추가폭로를 예고했으나 언론이 온통 엄호성 의원의 대북 4억달러 비밀지원설에 관심을 모으자 10월4일 국정감사로 연기했다.
역시 노련한 언론플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문수 의원도 26일 대북 송금의 국정원 개입설을 폭로하려했으나 엄호성 의원의 발언에 무게를 실어주기 위해 27일 의원총회로 발언을 미뤘다.
그러나 4인방이 모두 ‘한 건’을 하려는 의욕이 앞서다보니 일부 호흡이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대북 4억달러 비밀 지원설은 당초 이성헌 의원이 실마리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무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성헌 의원을 지원키로 했다.
하지만 엄호성 의원은 별도의 라인을 통해 자료를 입수, 이성헌 의원과 상의하지 않고 자신이 먼저 이를 폭로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성헌 의원은 별도의 1억5천만달러 지원설만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 의원측은 “현재 드러난 대북 지원금은 5억5천만달러인데, 엄호성 의원이 현대상선 부분만 제기하는 바람에 4억달러만 부각되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박수동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