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후 5시부터 90분간…용산아트홀서
- 퓨전국악, 뮤지컬, 합창, 오케스트라 순
- 오케스트라와 출연진, 관람객이 함께 부르는 ‘압록강행진곡’이 압권
- 지난해 ‘안중근 문화예술전’에 이은 이색 추모행사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인심유위도심유미(人心惟危道心惟微)” 안중근 의사가 순국 전 뤼순 감옥에서 마지막으로 남긴 글씨다. ‘서경’에 나오는 말로 “사람의 마음은 위태하고 도는 은미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안 의사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오는 20일 용산아트홀에서 ‘안중근 의거 107주년 기념 청소년 독립·민주·평화 음악회’를 연다.
지난 10월 26일은 안 의사의 하얼빈 의거가 있은 지 107년째가 되는 날이었다. 구는 이번 음악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안 의사의 넋을 추모하고 지역 청소년들의 역사의식 함양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이날 행사는 오후 5시부터 90분간 이어진다. 용산구와 한겨레신문사, 안중근의사 기념사업회, 안중근 평화연구원이 공동 주최한다. 민족문제연구소 등이 후원을 맡았다.
공연은 안 의사의 애국 활동을 영상을 통해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 ▲뮤지컬(영웅 중 ‘누가 죄인인가’) ▲청소년 합창(담쟁이 외 4곡) ▲창작 퓨전국악(새의 노래 외 2곡) ▲청소년 오케스트라 연주(마술피리 외 3곡) 순으로 진행된다.
50명의 오케스트라와 출연진, 관람객이 함께 부르는 ‘압록강행진곡’은 음악회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연은 전문 음악가 외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와 안중근 청소년 오케스트라 소속 학생들이 다수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구는 공연에 앞서 동별 취약계층 청소년들에게 티켓을 배부하고 더 많은 이들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관심 있는 주민들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구는 매년 안 의사 추모제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지난해 한국과 중국의 예술가들이 다수 참여한 ‘안중근 문화예술전(영웅 안중근 용산의 꽃으로 피다)’을 개최하는 등 열사의 애국혼을 계승하는 데 힘쓰고 있다.
1879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난 안 의사는 1907년 헤이그 특사 사건으로 고종 황제가 폐위되고 군대가 강제 해산되자 무장투쟁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망명했다.
이곳에서 안 의사는 300명의 의병 지원자와 함께 이범윤을 총독, 김두성을 대장으로 추대하고 자신은 참모중장이 되어 세 차례의 국내 진공작전을 펼쳤다.
안 의사는 1909년 2월 7일 동료 11명과 함께 왼손 무명지를 끊고 태극기에 ‘대한독립’이라는 혈서를 남겼다. 초대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기로 맹세한 이른바 ‘단지(斷指)동맹’이다.
1909년 안 의사는 중국과 러시아의 접경지역인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다. 이토는 안 의사가 쏜 총을 맞고 68세로 생을 마감한다.
안 의사는 ‘코레아 우레(대한 만세)’를 외치면서 러시아 헌병들에게 체포됐다. 이후 랴오닝성 다롄시 뤼순 감옥에 수감되고 이듬해 3월 26일 순국해 뤼순 감옥 묘지에 매장된다. 안 의사의 유해는 아직 찾지 못했다.
안 의사 가묘는 용산구 효창공원 내 삼의사(이봉창·윤봉길·백정기) 묘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조국이 해방되는 날 고국 땅에 묻어 달라’는 유언에 따라 지난 1946년 백범 김구 선생 주도로 조성됐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하루빨리 안 의사의 유해를 발굴해서 효창공원에 제대로 모실 수 있길 바란다”며 “청산되지 못한 역사에서 안중근 의거는 현재진행형이다.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도록 각종 기념사업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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