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 맞는 2017년 계기로 교단과 신학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재정립해야
사진=김선규 총회장
―새로운100년을 시작하는 101회총회장으로 취임 하셨습니다.
“교단의 100년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100년을 사직하는 시기인 만큼 새로운 첫 단추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선은 교단이 과거사에 있어서 아프고 힘들었던 부분들을 정리하고, 그 다음으로 현재 한국교회가 요구하는 개혁과 변화를 이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교단의 미래 비전을 향해 뭔가 새로운 지표를 제시하는 것이 총회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어떤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그동안 우리에겐 묶였단 것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총신대 문제도 그렇고 납골당 문제 같은 것들인데, 이런 문제들이 모두 깨끗하게 마무리돼서 총회 산하 모든 목사님들이나 장로님들이 신뢰할 수 있을 정도로 투명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또 한 가지는 농어촌 교회와 미자립 교회가 어려움이 많은데, 이들에 대한 교단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국내선교부(HMS)’를 신설하기로 이번 총회에서 결의했습니다. 지금 우리 교단이 세계 선교는 잘 하고 있지만, 국내 선교를 위해서도 이것을 총괄하는 기구를 만들어 자립이 안 되는 교회는 자립을 위해서 돕고 또 농어촌 교회도 도울 수 있도록 정책과 교단의 방향에 대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개혁을 이야기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에 101회 총회에서 적지 않은 정책들이 제시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그래서 2017년을 계기로 우리 교단과 신학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재정립하자는 의견이 많았지요. 또 교단이 재판국원을 세운다든지 선거관리위원을 세우는 문제 등도 중장기 계획의 차원에서 논의해 보자는 의견도 많았구요. 물론 이런 일들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좀 더 연구를 해 각 담당 부서에서 어려움이 없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전체적으로는 장로교의 뿌리와 바탕, 그리고 미래를 향해 나갈 정체성에 입각해서 기본적인 뿌리부터 출발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한 정책 연구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단의 행정 매뉴얼, 정책을 위한 새로운 매뉴얼, 헌법 등 여러 가지 변화를 가지고 올 부분에 대해서도 중장기적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의 지난 100년을 돌아볼 때 자랑스러웠던 역사가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신학의 정체성을 지켜온 것이고, 그것이 우리 교단의 뿌리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우리 교단에는 순교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순교자들의 유적지를 찾아 기념 교회를 세우고 이분들을 기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또 총회 본부 1층에 교단의 100년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역사박물관을 준비하고 있는데, 지금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습니다.”
―취임사에서 교단 내의 분쟁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화해와 화합의 정신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동안 교단 소속 노회나 교회에 여러 가지 분쟁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이런 분쟁들이 재판으로 가기보다는 중재로 해결될 수 있도록 총회 안에 화해중재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었습니다. 이번 총회가 시작될 때만 해도 7개 노회의 총대권 문제가 제기돼 총대로 인정받지 못했는데, 만일 일이 이 상태에서 끝난다면 그 7개 노회에 100명이 넘는 총대들이 총회에서 아무런 위치도 갖지 못하게 되고, 끝내는 큰 상처로 남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마지막 날에는 화해 차원에서 그분들에 대한 총대권 제한을 다 풀고 총대로 인정해 주기도 했습니다.”
―총회와, 총신대(총회신학대학) 간에 갈등이 심화(深化)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법률상 총신대는 교육 관련법을 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총회의 입장에서는 총회 산하 신학교니까. 총회법에 준해서 운영돼야 된다고 생각하는 게 당연한 것이구요. 그래서 문제나 갈등이 커지면 사회법에 호소한 경우도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교육 관련법에 따라 어떤 제재를 받는다 하더라도 총신대는 우리 교단이 우리 교단의 목회자를 양성하기 위해서 세운 학교라는 사실입니다. 이런 총신대의 본질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또, 그렇기 때문에 총회가 결의하고 총회가 지도하는 일에 따라오는 것이 총신대의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총신대를 둘러싼 최근의 갈등이 해소되려면 총신대가 총회의 결의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고, 또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총회에서 목사 부총회장 후보인 김영우 총신대 총장과 정용환 목사 두 사람의 후보 자격이 박탈됐다. 이를 두고 사전에 계획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많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두 분 증 한 분이 현직 총장이셨기 때문에 자격 논란이 일어난 가운데 후보를 확정해야 하는데, 그 두분이 담합을 했다고 선관위가 보고를 한 겁니다. 그 내용은 둘 중에 누구 하나가 선관위에서 자격이 안된다고 박탈시키면 둘 다 나가지 않는다는 것이었고, 서로 각서까지 썼다고 하더군요. 이 담합 때문에 두 분 모두 인정을 못받게 된 것입니다.”
―101회 총회에서 목사와 장로 정년에 대한 헌의가 올라 왔습니다.
“목사 장로의 정년은 몇가지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낮을 때 정한 정년이 70세입니다. 지금은 그때보다는 여러가지로 좋아져서 훨씬 오래 살지요. 그러니 정년 연한도 넓혀야 한다고 생각이 있구요. 또 다른 하나는, 잘 아시는대로 농촌교회가 이제는 고령화 돼 70세 이상의 교인이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로들이 은퇴하고 나면 세울만한 사람이 없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그래서 농촌교회나 특수한 교회를 위해서라도 장로나 목사의 정년이 연장돼야 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하지만 총회에서는 아직은 시기상조다, 젊은 사람들이 정체돼 있는데 빨리빨리 소통시켜야 하지 않겠느냐... 의견이 우세해 부결됐습니다.”
사진=김선규 목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한국교회연합(이하 한교연) 은 기독교의 대표적 연합기관입니다. 두 단체의 통합 대한 해법이 있다면.
“과거에는 한국교회에 보수권 연합기구가 하나만 있었지만, 지금은 둘로 나누어져 정부나 사회, 그리고 대북문제 같은 것들을 한 채널로 이어 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 보면 두 기구 모두 문제가 있어요. 한기총 에서는 지금 이단문제로 탈퇴가 되어 있고, 한교연은 가입조차 하지 않았거든요. 이번 총회에서 교단이 연합기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것을 임원회에 맡겨 주셨습니다. 지금 한기총과. 한교연이 통합하려는 기류가 보이니까. 통합돼서 하나로 가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저와 우리 교단의 생각입니다.”
―연합기구에서의 이단해제 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시는지요.
“이단 문제는 연합기구가 나선다고 풀리는 게 아닙니다. 교단에서 연구해서 이단이 아니라고 할 때 연합기구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지요. 말하자면 연합기구는 정부나 사회 등과 관련된 역할을 하는 기관이지 신학문제를 다루는 기관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어떤 교단이 가입을 원할 때, 그 안에 기구를 둬서 신학적으로 검증하는 건 가능하겠지만, 이단 문제의 본질을 가지고 예기하는 건 한기총이 할 일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한국교회가 사회적으로 소금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아무리 교회, 또 성직자라고 해도 사람이다 보니 부족한 얘기들이 오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타 교단들의 경우는 윤리위원회에서 이런 문제를 다뤄서 해법을 찾고 있는데, 우리 교단은 윤리위원회는 없어도 7년에 한번씩 목사나 장로에 대한 재교육 하자는 의견이 이번 총회에서 나오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교육 받을 수 있는 곳이 많은데 총회까지 나설 필요가 있느냐 해서 부결됐습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합동 총회장 겸 분당 성현교회 담임목사 직분도 가지고 있습니다.
“목회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목회가 우선이지요. 총회장은 1년 동안 섬기는 자리니까, 어찌 보면 감투도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큰 명예인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1년 동안 총회를 위해선 헌신하고 심부름하는 것이고 또 총회를 세우기 위해 하는 일이니까요. 그저 목회하다가 목회자로서 생을 마치는 게 하나님께도 영광이고 나 자신에게도 보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가 목회하는 지역의 증경 원로급 선배님들이 교단을 위해 김선규가 들어가서 일을 좀 했으면 좋겠다 하는 권면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몇 년 전에 부총회장에 출마했는데, 제비뽑기로 떨어진 적도 있지요. 이번 같은 경우는 두 명만 나오면 직선제가 되는 것이니까, 총회를 위해 심부름을 해 보자는 마음을 갖고 나왔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부총회장에 당선됐고, 또 이렇게 총회장 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었습니다.”
―사회복지재단 이사장에도 취임하셨는데.
“우리나라의 많은 교회들이 어린이집이나 복지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소속 교단에 법인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교단은 법인이 있어 이 법인으로부터 위탁을 받아 이런저런 시설들을 운영하는데, 그런 시설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지요. 사실 우리 법인은 자체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법인이 아닙니다. 교단 산하 교회들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뿐입니다. 말하자면 이름을 빌려 주는 역할일 뿐, 총회가 사업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예장 합동은 CTS 기독교 TV의 2대 주주입니다. 총회장이 되면 1년 임기의 CTS 공동 대표이사에 취임 하게 됩니다. 감경철 회장에 대한 교계의 비판 여론이 적지 않습니다.
“CTS에는 12월1일에 대표이사로 취임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일단은 보고를 받아봐야 알게 될 것 같습니다. 자체적으로 보고를 받은 적이 없어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리자면, CTS가 한국 교계뿐만 아니라 사회로부터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스스로 개혁과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사회는 물론이고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교단에서 CTS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변화할 수 있도록 밖에서 돕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합동 총회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이번에 총회를 하면서 보니 여러 가지 분분한 얘기들이 있더군요. 심지어 총회를 제대로 열 수 있을까 하는 말들까지 오갔지요. 하지만 지나고 보니까 역시 대 교단답게 성숙하게 총회를 이끌어 갔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과거와 비교할 때 이제는 50~60% 정도, 그러니까 절반 이상의 총대가 바뀌었습니다. 젊은 세대가 올라오고 있다는 것이고, 그에 맞추어 총대들 사이에서도 자동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우리 교단이 한국교회의 중심축에 서 있는 만큼 그 역할을 잘 감당할 때 다른 교단에 미치는 영향력과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교단 차원에서 자성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구요. 우리가 내년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기도 하지만, 우리 스스로도 문제의 원인을 밖에서만 찾지 말고 안에서부터 찾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국 7개 광역시 중심으로 기도회를 열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개혁과 변화에 대한 각성을 나부터, 그리고 스스로부터 시작하자는 뜻입니다. 교단의 미래를 생각할 때 정치나 정책 같은 측면에서 미약한 부분들이 많은 것 역시 사실입니다. 좀 더 성숙한 총회를 위해 이런 부분들에 대한 깊은 연구를 해 나갈 계획입니다.”
―내년이 종교개혁 500주년이라는 말씀을 여러 차례 하셨는데, 합동 교단은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종교개혁 500주년을 우리 교단만 맞는 것이 아니고, 개신교, 즉 프로테스탄트 교회가 다함께 맞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장과 만나 웬만한 건 연합으로 기념사업을 하는 쪽으로 의견을 맞췄고, 이에 따라 공동으로 캠페인을 벌인다거나 세미나를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해 나가기 위해 양 교단의 500주년 준비팀이 서로 만나고 있습니다. 또 꼭 종교개혁 500주년이 아니라도 양 교단이 연합이나 이런 것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자는 얘기도 했구요. 좋은 결실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대담: 고진현 종교전문위원・정리: 전 기독교신문 민성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