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성가형 CEO에 M&A 귀재…‘구조조정’ 어두운 단면도
우 회장은 고등학교 3학년인 1971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양계장 운영에 나섰다. 처음에는 양계장에서 얻어온 병아리 10여 마리를 키우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후 양계장 사업이 커져 1978년에는 닭 2만 마리를 키울 정도로 성장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당시 양계장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다.
우오현 SM그룹 회장
2000년대 초반까지 삼라건설은 호남지역의 유력 건설회사 이상은 아니었다. 우 회장이 지금과 같은 중견기업 회장이 될 수 있었던 건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 잇달아 성공하면서다. 우 회장은 2004년 진덕산업(현 우방산업)을 시작으로 조양, 벡셀, 경남모직 등 기업을 인수해 그룹의 외형을 키워왔다. 2004년 계열사 없이 7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던 삼라건설은 현재 35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 그룹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은 2조 5000억 원.
독특한 점은 우 회장이 인수한 기업은 대부분 법정관리를 받던 기업이라는 것이다. 우 회장은 법정관리 기업을 인수한 후 흑자기업으로 전환시켜 ‘M&A 귀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하지만 이 같은 M&A는 그룹 지배구조를 사슬처럼 얽히게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우 회장은 M&A를 전적으로 자기자본에 의존하다보니 인수한 기업의 자산으로 또 다른 기업을 사들이는 것을 반복했다. 따라서 사슬구조 중간에 위치한 계열사가 잘못되면 그룹이 위험해질 수 있다.
우 회장이 대중에 유명해진 건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체조 도마 금메달리스트인 양학선 선수에게 아파트를 선물하면서다. 양 선수가 어린 시절 비닐하우스 단칸방에서 꿈을 키웠다는 이야기가 알려지자 우 회장은 분양가 2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양 선수에게 제공했다.
우 회장은 직원 복지에 힘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회사 직원들은 우 회장에게 큰 지지를 보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우 회장이 그간 부실기업을 흑자기업으로 전환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 인력 구조조정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0년 우 회장이 인수한 씨앤우방(현 (주)우방)의 경우 해고된 직원들이 회사를 상대로 해고 무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2015년 1월 대구고등법원은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근로자대표와 성실한 협의를 한 것으로 보이나 근로기준법이 정한 해고 요건은 갖추지 못했다”며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인 해고 기준을 마련했다거나 기준을 공정하게 적용해 정당한 해고대상자를 선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해고 무효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