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현철씨 진영은 일대 비상이 걸렸다. 당초 경남 거제 지역은 김기춘 현 한나라당 의원과 현철씨의 2파전 양상으로 펼쳐졌다. 양측 진영에서 서로 “현지 여론조사 결과 우리가 앞서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론 이 지역 재선인 김 의원이 1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러나 아직 과반수 이상이 부동층인 탓에 현철씨측에서는 “선거에 임박하면 YS 바람으로 간단히 역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봤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안풍 사건’이 다시 불붙으면서 이같은 전략에 큰 차질이 생긴 것.
지난 3일 마산문화방송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도 이 같은 결과는 여실히 나타났다. 김 의원이 19%인 반면 현철씨는 단 4.2%에 그친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전체 4명의 후보 가운데 현철씨가 최하위였다는 점. 열린우리당 장상훈 공천신청자가 6.9%, 민주노동당 나양주 후보가 6.2%였다.
현철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기섭 전 안기부 기조실장이 법정에서 강삼재 의원의 폭로에 맞서 강경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도 현철씨의 총선에 미칠 악재를 최대한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상도동측 역시 큰 고민에 빠지게 됐다. YS의 대리인격이나 다름없는 현철씨의 당락 여부가 자신에 대한 심판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
상도동의 고민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자칫 현철씨가 낙선하면 그야말로 전직 대통령으로 남아 있던 YS의 최소한의 정치적 입지마저 완전히 상실하고 만다는 위기감이 그것이다.
YS 부자의 사활을 건 총력전이 예상되는 거제가 이번 총선에서 또하나의 태풍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