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적 받은 사랑의 손길 이제 이웃과 나누고파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주민들한테 도움이 될 만한 일이 없을까요? 제가 조금이라도 돕고 싶은데요”
▲ 1일 오후 1시 동대문구 이문2동에서 열린 이문2동 사랑의 난방용품 전달식에서 후원자 박상헌 씨가(오른쪽) 주민에게 모자를 씌워주고 있다.
11월 초 어느 날, 한 40대 남성이 동대문구 이문2동 주민센터를 방문했다. 어려운 이웃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후원하고 싶다며 직접 주민센터를 찾아온 것이다.
동대문구(구청장 유덕열)가 1일 오후 1시 이문2동 주민센터에서 주민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한 사랑의 난방용품 전달식을 진행했다.
난방용품을 후원한 남성은 같은 동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박상헌 씨. 이번 전달식에서 박 씨는 사비로 앙고라 모자, 목도리 2,000여 개(약 3,500만원)를 지역 주민들에게 기부했다.
그동안 조용히 기부를 계속해오던 그는 기부 사실이 알려지는 것에 대해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고 싶다’며 겸손한 마음을 전했다.
▲ 이문 2동 난방물품 목도리 기탁식 기념촬영
기부 사실과 더불어 밝혀진 것은 기부 물품이 모두 사회적기업에서 제작한 제품이라는 것. 박 씨는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한 결과 사회적기업의 상품을 후원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을 접한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박 씨의 병원을 방문해 어려운 이웃을 위한 후원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구 직원들이 동대문구 1:1 결연 주민 1,350명과 이문2동에 거주하는 어려운 이웃에게 후원 물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 이문 2동 난방물품 목도리 기탁식 박상헌 원장
박 씨는 “어릴 적 이웃에게 받은 사랑을 간직하며 나도 커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눔의 손길을 꼭 전하겠다고 다짐했다”며 “우리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이 용기를 내고 희망을 가지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이런 분들이 있기에 추운 겨울에도 마음 한구석에 따뜻함을 간직하고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박 씨가 후원한 소중한 물품은 구 직원들이 각 가정을 방문해 전달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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