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박 전 대표는 이날 가진 기자회견 막바지에서 전화 연결을 두고 기자들과 잠깐의 신경전을 벌였다. “전화 연락이 잘 안된다”는 한 기자의 질문에 “전화는 모두 공개해서 연락이 되도록 돼 있다. 전화 한 번도 안하고 안된다고 하지 않는 것 아닌가 역으로 생각된다”며 가시 돋친 대답을 했던 것.
사실 기자들이 박 전 대표와 직접 통화를 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의 공식 휴대폰은 항상 수행비서가 대신 받기 때문. 이 수행비서는 이에 대해 “하루에도 수십 통씩 기자들의 전화가 온다. 공식 일정 중에는 직접 연결시킬 수 없지만 행사가 끝나면 꼭 전화를 해준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자들이 박 전 대표의 ‘리콜’을 받은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한나라당을 출입하는 한 기자는 이에 대해 “박 대표와 직접 통화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하지만 연합뉴스 등 속보를 요하는 언론의 반장급 기자가 전화를 할 경우 바쁘더라도 잘 받아주는 편이다. 그런데 일반 기자들이 전화를 해서 곧바로 연결되거나 나중에 ‘리콜’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불평등한’ 점을 알고 있는 일반 기자들이 이 점을 대표에게 꼬집어서 질문했는데 박 전 대표 또한 “전화하지 않고 그렇게 말하는 것 아닌가”하며 각을 세워 대답했던 것.
박 전 대표는 당내에서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자주 받고 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한나라당 기자들은 박 전 대표가 전화 응대도 한 번씩 해주는 파격을 보여준다면 더 친근한 ‘대표님’이 되지 않을까 기대를 하는 것 같다. 이번 전당대회가 끝나면 ‘옆집 누나’ 같은 박 전 대표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해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