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렬 코오롱 그룹 회장이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렸다. 최근 계열사에서 수백억원대의 횡령사건이 벌어진 데다가, 그 사건으로 인해 노조가 이 회장을 정면공격하고 나선 때문.
특히 노조의 반발은 거세다. (주)코오롱과 코오롱건설은 이 회장에 대해 집단소송을 제기할 계획. 이 회장의 경영인으로서의 책임과 코오롱캐피털 횡령사건을 마무리짓기 위해 계열사를 동원, 유상증자를 시도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노조는 최악의 경우 이 회장의 경영 퇴진 운동까지도 불사하겠다는 방침.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은 계열사인 코오롱캐피털의 모 임원이 회사 공금 4백73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당시 이 사건은 단독 횡령이냐 배후가 있느냐를 두고 말이 많았다. 그러나 이 계열사 문제는 결국 이 회장 개인에게까지 화살이 꽂히고 말았다. 지난 20일 열렸던 (주)코오롱 임시주총 때문이다. 이날 (주)코오롱은 코오롱캐피털 사건을 책임지기 위해 각각의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만큼 유상증자하겠다고 결의하면서부터.
그러나 지난 1990년대 후반을 전후해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겪은 바 있는 직원들은 이는 사실상 ‘계열사 지원’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진퇴양난의 이웅렬 회장이 뽑아들 다음 카드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