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는 ‘봉’?…톱스타 A 씨도 협박받아
지난 11월 29일 엄태웅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던 마사지업소 종업원 권 아무개 씨와 업주 신 아무개 씨의 첫 공판이 열렸다. 이들은 지난 7월 엄태웅을 허위로 고소한 혐의로 기소됐다. 권 씨는 성매매, 무고 및 공갈미수 혐의, 신 씨는 공갈미수 혐의다.
그리고 첫 공판에서 검찰은 이들에게 한 가지 혐의를 더 추가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이용 등 촬영) 위반 혐의다. 이들은 지난 1월 엄태웅이 권 씨를 지명 예약하자 미리 업소 안에 차량용 블랙박스를 설치한 뒤 성매매를 했으며 그 장면을 몰래 촬영했다. 기본적으로 권 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신 씨는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다만 새롭게 드러난 몰카에 대해 신 씨는 “몰래 카메라의 화소가 낮아 미수에 그쳤다”는 입장을 보였다. 검찰 역시 해당 동영상을 확보, 분석했지만 화소가 낮은 데다 음질도 나빠 등장인물이 엄태웅인지 식별은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엄태웅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던 일당이 엄 씨를 협박하기 위해 몰래카메라로 촬영했다가 화질이 나빠 포기했던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엄태웅이 성매매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두하던 당시의 사진. 연합뉴스
물론 대중에 공개되진 않았지만 이렇게 또 하나의 연예인 섹스비디오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공인됐다. 남자 연예인의 섹스비디오가 존재한다는 루머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렇게 공식화된 경우는 엄태웅이 최초다.
유흥 윤락업계 관계자들은 권 씨와 신 씨 일당의 범행이 다소 어수룩했다고 분석했다. 현재는 강남 유흥업계에 종사하고 있지만 과거 불법 안마시술소 등 윤락업계에서도 오랜 기간 일을 했던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스타급 연예인인 엄태웅의 방문 사실을 알고 급하게 몰카를 찍을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차량용 블랙박스로 몰카를 만들고 촬영을 했지만 그 결과물은 기대 이하였으며 이로 인해 1차적으로는 협박을 포기했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나중에 권 씨가 사기죄로 처벌 위기에 처하자 사기 피해자와의 합의 등을 위해 큰돈이 필요해 그 동영상을 들고 엄태웅에게 협박을 시도한 것 같은데 엄태웅이 돈을 내놓지 않자 결국 성폭행으로 고소를 했던 게 아닌가 싶다. 만약 어수룩한 이들이 아니었다면 보다 정교한 장비로 몰카를 촬영했을 것이다. 요즘에는 그런 장비도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만약 누가 봐도 엄태웅이라는 사실이 명확한 몰카 동영상이 촬영됐다면 곧바로 협박에 들어갔을 수 있고 그랬다면 엄태웅 측에서 큰돈을 주고라도 동영상을 회수하려 들었을 수 있다. 유명 연예인이니 유출됐을 경우의 후폭풍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과거 불법 마사지 업계에선 몇몇 업소에서 그런 행태의 몰카 협박을 하곤 했다는 얘기도 했다. 만약 어수룩한 이들의 급조한 몰카가 아닌 협박용으로 통할 만한 몰카였다면 애초에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엄태웅이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을 당시 소속사는 “엄태웅 씨는 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자”라고 항변한 바 있다. 그리고 실제 엄태웅은 무고와 공갈미수, 그리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이용 등 촬영) 위반 등의 범죄에 휘말린 피해자다. 그렇다면 이처럼 남자 연예인이 몰카로 협박을 당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일까. 중견급 연예관계자는 대중에 알려지지만 않았을 뿐 그런 사례가 은근히 많다고 털어놨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남성 톱스타 A의 섹스비디오 협박 사건이다. 당시 해당 동영상을 확보한 협박범이 동영상을 캡처한 사진도 몇 장을 보내 실제로 동영상을 확보하고 있음이 드러나 A의 소속사가 상당히 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상황이 커지는 것을 우려했는지 갑자기 협박범 측이 연락을 끊으면서 조용히 넘어갔다. 그 이후에도 이번 엄태웅 사건과 유사한 일들은 종종 있었다고 전해진다. 몇몇 악덕 불법 마사지 업소에서 촬영을 당한 경우도 있는데 더욱 곤란한 사건은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 갔다가 2차를 나가 발생한 상황들이다. 차라리 업주가 연관돼 있으면 깔끔하게 처리가 되곤 하는데 접대여성들이 2차를 나가 개인적으로 몰래 촬영한 뒤 혼자 내지는 남자친구와 함께 협박을 해올 경우 돈을 건네줄지라도 마무리가 깔끔하지 않아 소속사가 고생한 사례가 꽤 있다고 들었다.”
아무래도 이번 사건의 실체가 성폭행이 아닌 몰카까지 활용한 협박 사건이었음이 드러나면서 엄태웅에 대한 동정 여론도 생겨나고 있다. 그럼에도 성매매라는 불법 행위로 범죄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부분에선 자유롭지 못하다. 게다가 사건의 시작이 엄태웅이 직접 전화를 걸어 권 씨를 지명해서 예약했다는 부분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직접 전화를 걸어 대상을 특정해서 지명 예약을 했다는 부분이 자칫 그 전에도 몇 차례 같은 업소를 방문했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화제를 양산한 1차 공판과 달리 12월 9일 진행된 2차 공판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공판에는 엄태웅이 직접 증인으로 출석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