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이승엽과 아내 이송정씨. 이종현 기자 | ||
―귀국 소감은.
▲일단 큰 부상 없이 시즌을 마쳐 다행이다. 그러나 일본 프로야구를 직접 보고 부딪히면서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솔직히 한국에선 내가 최고였고, 일본에서도 충분히 내 실력이 통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일본 야구를 접하면서 그 생각은 여지없이 깨졌다. 준비가 너무 덜 됐다. 내년에 다시 웃는 모습으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훈련에 매진하겠다.
―시즌 직전 일본 프로야구에 정통한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자주 구했는데.
▲직접 부딪혀보니 전문가들의 말과는 많이 달랐다. 내가 스스로 해법을 터득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했다.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순간은.
▲2군으로 내려갈 때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 내가 원하는 대로 타격이 안 되는 이유를 파악하지 못해 맘고생이 심했다. 그 뒤로 평상심을 잃어버려 더더욱 힘들었다.
―이번 가을 훈련을 정리해보자. 우선 외야수로 보직이 변경된 것이 눈에 띈다.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이번 가을 캠프에서 외야수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다. 지명타자는 너무 힘들다. 수비를 하지 않으니 경기 리듬이 자주 깨졌다. 어떻게 해서든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좌익수든 우익수든 상관 않겠다. 오랜만에 먼 거리 송구를 반복하다 보니 어깨가 아파 죽겠다(웃음).
―후쿠우라는 뭐라고 하던가.
▲자신도 외야수로 보직을 변경하려다 실패했다고 한다. 적응 잘 하라고 격려해준다.
―마무리 훈련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보완한 부분은.
▲타격할 때 나타나는 약점 보완에 주력했다. 팬들이나 전문가들은 내 스윙이 한국에 있을 때보다 커졌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공을 갖다 맞추는 데 신경을 써 스윙 폭이 작아졌다. 그것이 오히려 안 좋은 결과를 가지고 왔다. 상·하체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정규 시즌에 내 타격자세를 분석한 비디오를 이번 캠프에서 보니 완전 야구 선수가 아니었다(웃음).
―친정인 삼성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김응용 사장님, 선동열 감독님 축하드린다. 삼성을 생각하면 마음이 약해진다. 무의식적으로 ‘다시 돌아올 곳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김병현(보스턴 레드삭스)의 롯데 마린즈 이적설이 나돌고 있는데.
▲같이 뛰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일본으로 당장 가려고 하겠나(웃음).
―일본어는 늘었나.
▲통역이 있지 않은가(웃음).
―이제는 ‘리틀 이승엽’을 봐야 하지 않은가.
▲아이는 아직 모르겠다(이송정씨도 손사래).
―지난 9월22일 시즌 마지막 날 아내 생일이었는데.
▲미안해서 선물도 못해줬다(이송정씨는 “무척 섭섭했다”고 귀띔).
―다음 시즌 목표는.
▲목표를 잡기엔 아직은 이른 것 같다. 내 몸을 우선 강하게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