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프로레슬링을 무척 좋아했던 것 같다. 그런데 박 대통령 시절 전두환 여단장이 하루는 청와대를 방문해서 박 대통령에게 ‘각하, 프로레슬링은 쇼인데 뭐 때문에 보십니까’라고 말했다가 크게 혼났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 시절부터 전두환은 레슬링을 쇼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박정희 정권 다음 들어선 전두환 신군부에선 프로레슬링이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김씨는 “박 대통령은 서울 정동에 체육관을 짓게 했고, 공사를 시작할 때 내가 첫 삽을 뜨기도 했다. 처음엔 ‘김일 체육관’이라고 했지만, 신군부가 들어서면서 ‘문화 체육관’으로 바뀌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80년대 전 대통령이 나오면서 프로레슬링은 사양길로 접어들었다”며 “(당시) 축구 배구 농구 등등 여러 가지 스포츠가 있는 데다가 (프로레슬링이) 시합도 안 하고, 텔레비전도 중계를 안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김씨는 일본 프로레슬링의 신화로 남아있는 역도산의 제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자신이 ‘박치기 왕’이 된 것에 대해 “선생님(역도산)은 내게 ‘김일, 네가 현해탄을 건너온 이상 어떤 고통이 있어도 참아야 된다’고 말하면서 ‘박치기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역도산은 김일을 ‘박치기 왕’으로 키우기 위해 골프채나 재떨이 등으로 김씨의 머리를 때리면서 가혹하게 훈련시켰다고 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