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보다 무거운 벌 억울해했다”
지난 3월24일 서울 서교동 절도 사건으로 조씨가 구속된 이후 그동안 침묵을 지켰던 부인 이은경씨가 처음으로 <일요신문>에 자신의 심경과 현재 영등포 구치소에 수감중인 조씨의 심경을 밝혔다.
4월27일 서울 면목동 집에서 기자와 만난 이씨는 “처음엔 나도 너무나 괴롭고 아빠가 미웠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내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어 자책과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조씨는 2000년 12월 일본에서의 절도 사건으로 왼쪽 어깨에 총탄을 맞고 한쪽 팔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등 그 후유증으로 상당히 고통스런 나날을 보냈다는 것. 조씨는 3년 6개월을 일본 감방에서 복역하고 지난해 3월 출소했다. 특히 조씨를 힘들게 한 것은 실제 사건의 실상에 비해 너무 사건이 부풀려졌다는 점. 조씨는 이 부분에 대해 상당히 억울해 했다고 한다. 애초 단순 사건으로 처리되던 사건이 ‘한국에서 유명한 대도’로 언론에 소개되면서 갑자기 대형 사건으로 커졌고 3년 6개월이라는 엄청난 형량을 받았다는 것.
이씨는 “일본 사건 이전과 그 이후의 아이 아빠는 백팔십도 다른 사람이 되어 버렸다”고 그간의 힘들었던 과정을 설명했다. 실제 조씨는 그 이전만 해도 삼성의 보안경비업체에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신앙 활동과 강연 등으로 상당히 왕성한 사회 활동을 했다. 하지만 일본 사건 이후 그 모든 것이 사라졌고, 자신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도 상당히 냉소적으로 변해버린데 대해 무척 괴로워했다는 전언이다.
부인 이씨의 사업으로 생활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으나, 가장으로서 제구실을 못하고 가정에만 있어야 하는데 대한 스트레스가 상당했던 듯하다. 이씨에 따르면 범행을 일으키기 전날에도 조씨는 부인과 크게 다퉜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아빠가 ‘내가 정말 이 집에서 필요로 하긴 한 존재인가’라고 소리치며 집을 뛰쳐나갔고, 그 뒤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밝혔다.
조씨의 이런 아픔에 대해서는 수사 기관인 경찰과 검찰도 인간적 측은함을 나타낸 것으로 밝혀졌다. 조씨를 담당한 한 경찰 간부는 부인 이씨를 따로 불러 “조씨는 나이만 환갑을 넘겼지 실제 어린애 같은 순수함을 갖고 있다. 안에서 좀더 따뜻하게 감싸주고 관심을 가져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훈계조의 질책을 했다고 했다. 이씨는 검찰에서도 역시 “남편에 대해 선처를 바란다는 편지를 써오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귀띔을 받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