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미안해지네’
▲ 현정은 회장 | ||
선물에 대해 궁금해하던 선수들 앞에 정 지점장은 “현정은 회장님이 보낸 선물”이라는 말을 전했다.
현 회장(50)이 그룹 비서실을 통해 현대선수단에 간식거리를 보내라고 지시했고, 계열사 현대택배 대전지사에 연락이 닿아 과일상자가 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현 회장이 2003년 고 정몽헌 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 회장에 부임한 이후 시즌 중 이런 식으로 선수단을 챙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현 회장은 현대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을 때 구장을 방문해 격려금을 전달한 적은 있었다.
이날 선수들은 갑작스런 선물에 대해 화제가 일었다. “한 달 만에 처음 4강에 오른 것을 아셨나?” “어제 8-0으로 완봉승한 것을 아셨나?” 등 의견이 분분했다. 구단 직원들도 고 정몽헌 회장의 야구사랑이 새삼 떠오르기도 했다.
다음날 이 사실이 일부 스포츠신문에 실렸고 그룹 관계자가 현 회장에게 문의했다. 그런데 현 회장은 야구단에 간식 선물을 보낸 적이 없었다. 알고 보니 현대택배의 강명구 회장(59)이 선수단에게 간식을 보내라고 지시한 것. 강 회장의 지시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회장님의 지시다”라는 말이 나왔고 이를 실무자가 현정은 회장으로 착각한 것.
강 회장은 1996년부터 2000년까지 현대 유니콘스 대표이사 사장을 지내 야구단과는 각별한 사이다. 아무튼 이날 현대 선수들은 간식 선물을 받고 열심히 뛰었으나 6-0으로 완봉패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