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책 한번 써봐…?
▲ 홍준표 의원 | ||
박 전 의원은 최근 발간된 회고록을 통해 93년 슬롯머신 사건의 마무리가 YS 정권의 일석이조 전략에 의한 것이라고 밝히며, “당시 수사 검사였던 홍준표가 돈키호테 소리를 들어가면서 막무가내로 밀어붙일 수 있었던 힘의 배경이 바로 김현철, 김기섭 안기부 기조실장에게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청와대와 검찰 수뇌부가 격렬히 반대하는 수사를 했는데도 YS측과 짜고 수사를 했다는 것은 황당한 얘기가 아니냐”고 반문하며 박 전 의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일개 검사가 청와대와 수사 조율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 박은 홍 의원은 “박 전 의원은 수사 당시 홍준표가 김현철의 심복 중의 심복인 김기섭 안기부 기조실장과는 영남고 선후배 관계로 잘 아는 사이라고 했는데, 김 실장과는 슬롯머신 수사가 끝나고 재판이 있던 94년 3월 영남고 재경동창회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쳤다”고 밝혔다.
한편 홍 의원은 삼성 X파일 의혹을 폭로한 MBC 이상호 기자를 검찰이 처벌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홍 의원은 <인물과 사상> 9월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기자들의 취재 자유는 헌법상 보장된 권리임에도 검찰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을 내세워 이 기자를 처벌하려는 것은 난센스”라며 검찰 주변에서 나돌고 있는 이 기자의 사법 처리 여부에 대한 논란에 일침을 가했다.
홍 의원은 “도둑을 보고 ‘도둑이야’라고 고함을 쳤는데 도둑놈은 안 잡고 고함친 사람들을 불러 ‘도둑인 줄 어떻게 알았느냐, 알게 된 경위를 밝혀라’는 식으로 검찰이 나서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행동이며 국민적 호응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X파일 처리 주체에 대해서는 “특검이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홍 의원은 X파일과 관련, “검찰 출신 관계자가 10여 명이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검찰도 특검에 자료와 테이프를 넘기고 손을 놓아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지난 8월18일 X파일에 등장하는 ‘떡값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동료 의원으로서 환영한다는 입장. 홍 의원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노회찬 의원이 국회의원의 3대 의무 중 하나인 권력 비리 감시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