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사고 터무니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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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김 전 회장의 ‘해외 재산 관리인’으로 그동안 꾸준히 의심받아 왔으며, 최근에는 ‘99년 10월 해외 도피 직전 김 전 회장이 조씨를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1백억원의 구명로비를 했다’는 의혹까지 터져 나왔다. 따라서 대우 사태의 진실 규명을 위해서는 조씨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수사한 대검 중수부는 지난 2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조씨는 미국 시민권자여서 소환 조사가 어렵다”며 사실상 내사 중지의 뜻을 밝혀 아쉬움을 남겼다.
이처럼 국내에서 철저히 베일에 싸인 조씨를 미국 현지에서 끈질기게 추적하면서 그동안 두 차례 직접 인터뷰를 성사시킨 바 있던 LA <선데이저널>의 발행인 연훈씨는 “지난 8월31일 조씨와 어렵게 겨우 전화 연결이 됐다”며 “조씨는 무척 당황하고도 불쾌한 기색으로 약 5분간 자신의 입장을 서둘러 해명하고는 전화를 끊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조씨는 이 전화 인터뷰에서 “‘1백억원 로비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 양반(김 전 회장)이 절대 그런 소리를 할 사람이 아니다. 나도 시시하게 1백억원을 배달사고 칠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나는 아무런 특혜를 받은 사실도 없고 김 전 회장의 돈을 배달사고 낸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조씨는 “김 전 회장은 경기고 2년 선배이면서 나의 우상이다”라는 말로 존경심을 표시하기도 했다는 게 연씨의 전언. 조씨는 김 전 회장의 BFC 계좌 송금액에 대해서도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다. 곧 검찰의 발표가 있을 테니까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고 한다.
조씨는 지난해 미국 샌디에이고 등지에 있는 골프장을 3개나 집중적으로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고, 교포사회 내에서는 “그의 재산은 호화 저택 등 현재 드러난 부동산만 따져도 최소한 1억달러는 될 것”이란 소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연씨는 “조씨가 전화 통화에서 ‘수일 내로 검찰의 발표가 나올 것’이라며 마치 검찰 발표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고 전했다. 실제 연씨와 조씨의 전화 통화가 이뤄진 시기는 국내에서 김 전 회장 수사 발표가 있기 바로 이틀 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