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석패’ 본인은 ‘대패’
여의도 정가에선 이 전 수석이 ‘적진’이나 다름없는 대구 동을에서 44%에 이르는 득표율을 올렸다는 점에서 ‘석패’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이 전 수석측의 ‘득표 체감지수’는 이와 사뭇 다르다.
사실 이 전 수석 캠프에서는 투표 당일까지만 해도 “지역 민심이 호의적이다. 유승민 캠프에서 이렇다 할 이슈를 만들지 못해 우리에게 유리하다. 1천5백여 표 차이로 우리가 이길 것”이라며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았다. 하지만 예상보다 큰 표 차이로 낙선하자 이 전 수석도 큰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측근들은 전한다. 유세 기간 중 인터뷰 시간도 아깝다며 오로지 지역을 발로 누벼가면서 이번 선거에 기대를 걸었지만 결국 패하자 크게 낙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수석은 선거 패배 뒤 “잠시 쉬고 싶다”며 홀로 모처로 떠났다고 한다.
이번 선거 결과와 관련해 일부 보좌진들은 “이 전 수석도 이제는 정치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 예전에 이 전 수석은 가능성과 관계없이 무모한 도전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제는 보다 책임 있는 자리에서 큰 정치를 해야 할 것”이라며 아쉬움을 피력했다.
이 전 수석은 당분간 정치 재개 계획이 없다고 한다. 한 측근은 “이제 지난 일은 다 잊어버리고 다시 정치일선에 뛰어들어야 하지 않겠나. 다음 을 위해 서서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이 전 수석이 ‘작은 정치’ 패배의 충격을 딛고 ‘큰 정치’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