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입 틀어지자 이름 팔았나
▲ 이영애(왼쪽), 백남수 | ||
뉴보텍은 공시에서 이영애의 오빠인 이아무개씨와 뉴보텍 한승희 대표가 공동으로 대표이사를 맡은 ‘(주)이영애’를 설립하는 데 66%의 지분에 해당하는 자금을 출자할 것으로 밝혔다.
뉴보텍은 “이영애의 오빠인 이아무개씨가 뉴보텍과 계약을 맺기로 구두로 합의했으나 이씨가 공시 직후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자 마음이 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영애측은 오빠 이씨가 뉴보텍과 계약을 맺은 적도, 사업을 같이 하기로 얘기한 적도 없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영애측에 따르면 전 매니저인 백남수씨가 이씨에게 “이마트에 아는 사람이 있는데, 스포츠센터를 입주할 수 있도록 말해줄테니 사업제안서를 보내달라”고 요구해 이에 대한 사업제안서를 보낸 것이 전부라고 한다.
한편 이씨와 접촉한 이영애의 전 매니저 백남수씨의 역할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뉴보텍측에 따르면 백씨가 오래전부터 뉴보텍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추진해왔다고 한다. 백씨는 이영애, 김선아, 한고은, 이나영 등 수십 명의 톱스타 여배우들을 키워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백씨의 회사인 에이스타즈가 부도가 나고 백씨 자신이 연예계 비리사건 에 연루됐고, 결국 국세청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뇌물 공여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백씨가 그간 꾸준히 재기를 꿈꾸던 중 이번 기회를 노린 것으로 보기도 한다.
백씨는 8일 뉴보텍의 기자회견에 참석했으나 일절 질문을 받지 않은 채 퇴장했고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뉴보텍은 6개월 전부터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추진해왔으며 백씨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에는 엔브이엔터테인먼트라는 연예기획사를 자체적으로 설립하기도 했으나 아직 영입한 연예인은 없는 상황이다.
이영애측은 이번 일과 관련해 뉴보텍이 의도적으로 일을 꾸민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갖고 있다. 특히 ‘(주)이영애’라는 상식 밖의 사명을 쓴 것은 이영애라는 이름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로 파악하고 있다. 또 공시를 한 시점이 묘하게도 이영애가 베를린 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하기 위해 출국하는 시간인 오후 1시 30분이었기 때문이다. 백씨는 이씨의 출국 직전 이씨의 코디네이터에게 전화를 걸어 비행기 시간을 재차 확인까지 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씨가 없는 틈을 타 ‘작전’을 펼치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그러나 당일 폭설로 비행기 시간이 2시간 연기되었고, 공항에서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던 이영애 본인이 (주)이영애의 뉴스를 직접 접하고는 급히 대처를 요구했다.
현재 뉴보텍은 공시 다음날 신속한 사과발표를 통해 “제조업체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모든 것이 미숙했고, 특히 이번 일은 실수로 벌어진 일이다. 전적으로 우리가 잘못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영애측은 “합의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뉴보텍의 사과는 조금 미흡한 면이 있다. 미숙하다는 등 자신들의 실수로 벌어진 것으로 얘기하는데, 고의적인 의도를 인정하고 내막을 밝히는 것이 진정한 사과일 것”이라며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영애측 법률 대리인인 김남홍 변호사는 “오래전부터 뉴보텍이 이영애를 영입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정지훈(비)을 영입한다는 소문도 있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돈을 댄 투자자들이 이영애 영입이 실제로 되지 않자 백씨 등 사업 관련자들을 압박해 무리하게 일을 진행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추측을 내놓았다. 공시 전후 이들이 60만 주 1백20억원치를 팔았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고 한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금융조사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우종국 기자 woobea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