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굿` 바이(Good&Bye) 포스터
[일요신문] 최정임 타로마스터= 웰빙보다 웰다잉을 더 많이 생각하는 시대가 왔다. 웰다잉은 죽음을 잘 맞이하겠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잘 죽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죽는 순간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해 보지만 대부분 죽음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답한다. 죽음을 생각하면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을 보이고 부정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좀 더 강하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처럼.
상담을 하다보면 가까운 지인들의 죽음으로 인해 상처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삶의 일부인데도 말이다.
죽음에 대한 영화는 많지만 이 영화는 ‘염습’이라는 생소한 직업을 그리며 우리를 죽음의 세계로 인도한다. 염습사는 죽은 시체를 닦아주고 화장(化粧)시키며 납관해 주는 일을 한다. 주인공인 오케스트라 첼리스트 다이고는 갑작스런 악단의 해체로 고향에 내려가 염습사가 된다. 처음엔 무섭고 적응이 안됐으나 사장인 이쿠에이의 모습을 보며 차츰 일에 대한 경외심과 보람을 느낀다.
영화의 마지막.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아버지의 염습을 하는 장면은 다시 봐도 눈물이 난다. 희미하던 아버지의 얼굴이 염습을 하면서 생생한 기억으로 돌아오게 된다. 연습사의 일은 죽음을 맞이한 사람에게 다음 생의 문을 여는 것과 같다.
타로카드 20번
타로카드 20번은 저지먼트로 부활을 의미한다. 타로카드 속 그림은 보면 가브리엘 천사가 있고 천사는 나팔을 불어 죽은 자를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죽은 자가 모두 일어나지는 않는다. 살아 있을 때 선업(善業)을 지은 자만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가브리엘 천사처럼 다음 생의 문을 열어주는 그 일이 염습사의 일은 아닐까.
어쩌면 우리는 살아도 살아있음을 느끼지 못할 때가 있다. 그저 오늘이 내일 같고 어제가 오늘 같은 삶. 삶이 있기에 죽음이 있지만 죽음을 망각하며 사는 삶. 삶이라는 것이 어찌 보면 매일매일 죽는 것이다. 우리가 매일 잠을 자듯.
나의 하루는 죽고 다른 하루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듯 죽음과 삶은 공존한다. 많은 사람들은 과거와 미래에 꺼둘리어 산다.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며 살 필요는 없다. 우리가 사는 인생이 오롯이 현재를 위한 삶이었으면 한다.
judyvill6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