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권에 재단 출연 압박 ‘간신’ 있었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이재만 전 비서관 라인으로 분류되는 금융감독원 고위인사가 미르재단 출연금을 압박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일요신문DB/백소연 디자이너
최근 <일요신문>이 입수한 검찰 내사 문건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고위 인사인 A 씨와 금감원 출신 중 대형로펌으로 이직한 고위직 등이 청와대 실세였던 안종범 전 수석 등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내세워 금감원 내부 인사는 물론 1금융권, 보험, 증권, 자산운용사 등을 주물러 온 정황이 제기됐다.
특히, 문건에는 안 전 수석의 지시로 A 씨가 생명보험사를 독촉, 미르재단에 출연시켰다는 의혹도 명시돼 있다. 압력을 받은 보험사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삼성화재 등으로 출연한 금액은 119억 원에 달한다.
이 문건에는 A 씨가 안 전 수석과 이재만 전 비서관의 라인으로 분류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A 씨는 IT업무 강화를 위해 신설된 요직으로 금감원에 첫발을 들인 뒤 승승장구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A 씨는 금감원을 수년간 망쳐놓은 장본인으로 지목받으면서 내부 직원들 조차 ‘간신’, ‘을사5적’이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고 있다. 자신이 데리고 챙기는 사람들은 업무평가, 연차, 순서 등의 기준을 무시한 채 해외연수와 인사, 채용특혜 등으로 무조건 1순위로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A 씨가 막강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인사라인에 자신의 심복들을 꽂아 놓고 인사권을 틀어쥐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A 씨가 본인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부서까지 만들었던 일화는 지금도 금감원 안팎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 때문에 내부 임원들은 물론 직원들의 불만이 팽배해 있다고 한다. 특히 최수현 전 금감원장을 극진히 보필하면서 자신의 세를 급격히 키웠다고 한다.
검찰 수사가 시작된 것도 A 씨가 최 전 원장의 친구인 임 아무개 전 의원의 아들을 금감원 경력직 변호사로 무리하게 채용한 문제가 불거진 때부터라고 문건엔 명시돼 있다. A 씨는 금감원 내 경력직 변호사 지원 자격 요건을 당초 ’변호사 경력 1년 이상‘에서 ’국내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로 바꾸는 등 특혜 시비가 일어 금감원 노조의 반발을 샀고,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특히 임 전 의원과 최 전 원장이 행정고시 동기라는 점에서 의혹은 증폭됐다.
또한, 문건에는 A 씨가 자신이 심은 인맥들을 통해 각 금융사들의 각종 소송 건을 대형로펌으로 연결해 준 의혹도 적시돼 있다. 지난해 법조계 거액 수임 등 특혜 비리가 현재의 ’최순실 게이트‘로 이어졌다는 이른바 ‘나비효과’가 A 씨 수사를 통해 또 하나의 대형 권력형비리 사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A 씨와 대형로펌 간 엄청난 수준의 돈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이 이미 제기된 만큼 검찰 수사 추이에 따라 상당한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A 씨가 금감원 내부 인사권 전횡에 이어 보험권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에서 2006~2008년까지 근무하다가 대형로펌으로 간 B 씨와 함께 시중 보험권의 고위직 인사까지 개입한 정황도 포착됐다. 문건에 명시된 인사 전횡 수법은 금감원 내부에 심어둔 요직 인사들을 통해 시중 은행권과 보험권 감사 때 편의를 봐주는 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와 B 씨가 합세하여 시중 보험권 인사에 개입하기도 했고, 시중 보험권에서 법률문제가 발생하면 B 씨를 통해 대형로펌에 의뢰해 처리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시중 보험권 고위직을 기대하는 인사들은 이들 두 사람에게 줄을 댈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노조 등 금감원 내부에서도 이런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지만 금감원 내부 핵심 보직을 이미 A 씨 라인이 장악한 상태라 제대로 처리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금감원은 내부감사 결과에 따라 지난해 12월 15일 변호사 채용 특혜 사건과 관련해 이상구 전 부원장보를 서울남부지검에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수사의뢰했다. 이에 노조 및 직원들은 ’꼬리 자르기‘라며, 현직인 A 씨를 배후로 지목하면서 추가 조사 및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안 전 수석과 이 전 비서관의 배경을 등에 엎고 금융농단 등 전횡을 일삼은 A 씨는 이외에도 금감원 지원 입찰 특혜 의혹 및 고위직 처신에 어긋난 일탈 행위 등으로 진웅섭 금감원장으로부터 자진사퇴 권유까지 받았다. 하지만 A 씨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요신문>은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 및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A 씨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금감원 관계자를 통해 “검찰 조사 중인 사안으로 입장을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라는 A 씨의 입장만 전해 들을 수 있었다. 결국 현 정부 실세들과 A 씨가 주도한 정황이 포착된 ’금융농단 의혹‘ 사건의 전말은 검찰 수사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제목: 정정보도문 본지는 제1287호 <[단독] 검찰 내사 자료 입수 금감원 핵심실세…’금융농단‘ 의혹> 제하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본지 확인 결과, 금융감독원의 고위 인사인 A씨는 안종범 전 수석이나 이재만 전 비서관과 전혀 관련이 없으며 연락을 주고 받은 사실도 없고, 직접 생명보험사를 독촉하여 미르재단에 출연하도록 한 사실이 없으며, 금감원 내부 및 금융회사들의 인사에 개입한 사실도 없었고, 또한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소송 건을 연결해 주었다거나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돈거래를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잘못된 보도의 내용을 바로잡습니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