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천지지간(天地之間) 만물지중(萬物之衆)에 유인(惟人)이 최귀(最貴)하니라”
훈장님의 박수에 맞춰 동몽선습을 배우는 초등학생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서울 서초구(구청장 조은희)가 겨울방학을 맞아 마련한 어린이 인성프로그램인 한학교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양재1동 주민센터에서 매주 화, 목요일 오후 1시부터 2시간동안 운영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총 8회 과정이다
회차별로 구성된 주제에 따라 아이들은 한학과 한자를 배운다. 교육과정은 △군자가 지녀야 할 첫 마음, △효도의 시작, △형제간의 우애 △배움의 기쁨 등으로 아이들이 고전 속의 지혜와 교훈을 익힐 수 있다. 매회 스토리와 연계해 윷놀이, 호롱불 만들기 등 전통놀이와 옛 문화체험도 함께 이뤄진다.
지난 4일 오리엔테이션 시간.
동주민센터는 서당이 되고, 선생님은 훈장님이 됐다.
전복을 입고 유건을 쓴 20명의 아이들이 수업에 임하는 각오를 색종이에 쓰며 참여 의지를 단단히 했다. 또한 엄마, 아빠가 함께 아이들 앞에서 바라는 점을 읽어 내려가며 아이들과 교감하는 시간도 가졌다. 인간존중과 배려 등 군자의 덕목을 크게 읽으며 입교선서를 하고 종이에 구멍을 뚫어 끈으로 매는 옛날식 책도 만들어 보았다.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한 것은 조선시대 서당의 교재였던 동몽선습, 소학 등에 나오는 글귀를 운율에 맞춰 노래하듯 읽는 시간이었다. 한 어린이는 몇 차례 해본 후 금세 외워 발표를 했다. 이어 군자다운 걸음걸이를 배우며 허리를 곧게 펴고 바른 자세로 천천히 걷는 연습을 했다. 아이들은 금세 차분하고 듬직한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 매시간 한자와 예법을 배우며 한학 속에 담긴 교훈을 통해 긍정의마음, 효도하는 마음, 협동하는 마음, 나누는 마음 등을 익힐 예정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이번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이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고전을 쉽고 재미있게 배웠으면 한다”며“앞으로도 어린이들이 올바른 인성으로 배려심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인성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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