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복지부 女 공무원 2시간 이상 혼자 사투...사인은 부정맥
세종경찰서가 1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심장 박동이 일정하지 않은 ‘부정맥’이 사망 원인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마와 입 주위에 생긴 상처는 쓰러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A씨는 15일 오전 9시 52분경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건물 6층 계단에서 동료에게 발견돼 119 구급대에 의해 대전의 한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안타깝게도 사망 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청사 내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이날 오전 7시경 출근해 계단 입구로 들어간 모습이 담겼다. 사무실이 있는 6층이나 다른 층 계단으로 나오는 영상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A씨가 쓰러진 후 2시간 이상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당일 아침 건강을 챙기기 위해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통해 자신의 사무실(6층)로 발걸음을 옮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6층까지 오르는 시간이다. 30대의 A씨가 6층까지 오르는 시간은 넉넉히 잡아도 10분 이내로 예상된다. 7시경 출근한 A씨가 동료에게 발견된 시간은 9시 52분경으로 계단을 오르는 10분을 재외하면 2시간 40여분을 혼자 쓰러져 사투를 벌였다는 얘기다.
직원안전에 구멍이 생긴 것이다. 또 세종정부 청사는 계단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대해 수 시간씩 감지하지 못하는 꼴이 됐다. 대책 마련이 요구 된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청사 내 계단에도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종시민들 사이에서는 애도 분위기와 함께 공직사회의 업무여건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부부처의 과도한 초과 근무 관행이 이번 사고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A씨는 공무원 신분을 떠나 세종시에 거주하며 자녀를 키우는 주부였다. 사고 당일은 일요일 아침이다. 휴일 아이들과 함께 해야 할 주부가 업무를 위해 출근, 사고가 발생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A씨가 근무한 보건복지부는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기관이다. 하지만 정작 내부 직원에 대한 건강 지킴은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고로 인해 세종시로 정착한 공무원들의 잦은 출장도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국회와 청와대의 세종시 이전에 대한 대선후보들의 행정수도론에 사뭇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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